<사진=pixabay>

[한국강사신문 박종하 칼럼니스트] 몇 년 전 일이다. 동창들과 연말에 만났다. 오랜 만에 만난 친구들 중에는 하는 일이 약간씩 바뀐 친구도 있었다. 그 중 한 친구는 보험회사에서 새롭게 보험영업을 시작했는데, 짧은 시간 안에 생명보험 회사에서 최고의 연봉을 받는 1등 영업맨이 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을 자칭 ‘생명보험 업계의 유재석’이라고 했다. 그만큼 그쪽 업계에서는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나는 재미있고 흥미로워서 그가 1등 영업맨이 된 비결에 대해 캐물었다. 그 친구의 성공 비결은 전문성이었다.

그 친구에게는 월 1,000만원, 2,000만원씩 보험료는 내는 의사고객들이 많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의사들이 그를 찾아와 보험을 든다고 했다. 의사들이 그를 찾아오는 이유는 그가 세금과 상속 문제로 고민하는 의사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며 의사들의 재테크를 도와주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일 처리에 매우 어수룩하고, 그런 일 처리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의사들은 재테크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세금을 조금이라도 합법적으로 줄이고도 싶은 마음은 있지만, 자신이 나서기보다는 누군가 옆에서 도와주기를 바란다. 자신은 그냥 의사로서의 일에만 집중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사들에게 그 친구는 세무와 회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들의 세금을 줄이고 싶어하는 고민을 포함한 재테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었다.

역시 전문성이었다. 우리는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좋은 인맥을 만들려 한다. 그렇게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유일한 방법은 상대에게 이익을 주는 거다. 그래서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사람들은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 다른 사람에게 바라기만하고 주는 것이 없는 사람들은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보험이나 자동차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부자를 만나고 싶어한다. 한 달에 3만원, 5만원 보험료 내는 사람 100명보다 한 달에 1,000만원, 2,000만원 보험료 내는 사람 한 명이 더 큰 수익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부자들은 왜 그 세일즈맨을 만날까? 내가 부자를 만나고 싶은 것은 나의 이익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나도 부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어야 좋은 인간관계가 유지된다. 내가 특별한 이익을 줄 수 없다면 그 부자는 나를 만날 이유가 전혀 없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특별한 이익은 나의 전문성에서 나온다. 세무 회계 관련 전문성으로 강남의 많은 의사 고객을 확보한 그 친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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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생명보험 업계의 유재석인 1등 영업맨인 친구의 이야기를 좀 더 듣고, 나는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 친구가 세무 회계에 관한 지식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처음 몇 명의 의사들과 만날 때 그 친구는 세무 회계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 친구의 이야기는 이랬다.

우연히 의사를 소개받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그 의사가 세금에 관해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친구는 그 의사가 고민하는 세금문제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아무런 조언을 할 수가 없었지만, 무턱대고 그 의사에게 상황에 맞는 ‘맞춤 보고서’를 몇 일까지 준비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그는 회계사, 세무사에게 비용을 지불하여 그 의사의 상황에 맞는 세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맞춤 보고서’를 주문했다고 한다. 그 보고서에 한가지 조건은 ‘보험 상품을 활용하여 세금을 아낄 것’이란 조건을 달았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돈 주고 얻은 보고서를 열심히 외우고 학습하여 자신이 만든 보고서처럼 의사에게 제시하며 신뢰를 얻고 보험도 가입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실질적인 이익을 얻은 그 의사는 감동했고,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에게도 그를 소개했다. 그렇게 한 명 두 명, 의사들 사이에서 입 소문이 나면서 많은 의사들이 알아서 그 친구를 찾아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후로 그 친구는 세무 회계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지금은 웬만한 수준의 세무회계 지식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도 보고서는 회계사에게 돈 주고 의뢰한다고 한다.

창의성은 분명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다. 전문성이 없는 창의성은 얄팍한 기교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전문성이 없는 어떤 아이디어로는 운 좋게 어떤 기회를 잡아도 그것을 크게 살리거나 지속하기가 어렵다. 또 하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앞에서 살펴본 보험업계의 유재석인 친구처럼, 창의성과 전문성은 갖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갖고 전문성과 창의성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창의성의 바탕이 되는 전문성을 키워보자. 창의성에 강력한 힘을 싣는 전문성을 다음과 같은 경제원칙을 바탕으로 생각하며 만들어가면 좋겠다.
① 가치가 있어야 한다
② 희소성이 있어야 한다
③ 모방하기 어려워야 한다
④ 대체할 수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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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당신이 바이올린을 가르친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이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것은
① 많은 사람들이 바이올린을 배우기 원하고,
②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사람이 매우 적고,
③ 다른 사람이 쉽게 바이올린을 배워서 가르칠 수 없고
④ 바이올린이 아닌 첼로를 배우는 것으로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할 때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당신의 전문성은 더 강력한 전문성이 된다. 또 이런 관점의 전문성이 창의성과 더 쉽고 강력하게 연결될 것이다.

전문성과 창의성, 우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이 두 마리의 토끼는 어쩌면 하나씩만 잡는 것보다, 두 마리를 동시에 잡으려고 할 때 오히려 더 잘 잡을 수 있는 재미있는 토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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