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금강 수로와 식문화』 발간

[한국강사신문 이미숙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금강 수로와 식문화』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2018년 한강으로부터 우리나라 주요 내륙 수로문화를 조사하여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근·현대 육상 교통로가 정비되기까지 물길을 통해 상류에서 하류, 또는 하류에서 상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류가 전해지고 문화가 전파되었다. 그러나 철도, 도로, 교량 등 육상 교통로가 정비되면서 물길을 통한 이야기는 옛이야기가 되었다. 2018년 한강에서는 수로문화와 더불어 그간 소외된 연구 주제였던 내륙 어로문화를 조사하여 기록했고, 2019년은 조사지역을 ‘금강’으로 옮겨 수로문화와 더불어 그 물길을 따라 사는 사람들의 식문화를 조사하여 기록했다. 보고서에서는 금강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금강 수로문화; 천 리 물길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금강은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뜬봉샘으로부터 군산시와 서천군을 경계로 하여 서해로 흘러들기까지 400여 km의 천 리 물길이다. 보고서에서는 금강 천 리 물길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 다양한 문헌 자료를 활용해서 현재 금강 물줄기와 비교하였다. 이를 위해 조선 후기 『대동여지도』와 일제강점기 실측 지도인 『조선오만분의일지형도』를 통해서 금강 물줄기의 원형을 드러내고, 금강 하굿둑, 용담댐, 대청댐 등이 설치되어 변화된 현재 물줄기와 비교했다. 그리고 최상류에서 하류에 이르기까지 금강에 있었던 나루와 포구 96개를 확인하고, 하류에서 최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수로를 이용한 수운(水運)과 육로를 이용한 육운(陸運)을 담았다. 보고서에 의하면, 군산 앞바다에서 금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소금배는 강경, 부여, 공주를 거쳐 현재 세종특별자치시 부강까지 올라왔다.

<금강의 식문화; 천렵에서 도리뱅뱅이까지>

강변마을 식문화는 천렵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보고서에서는 천렵에서 시작한 민물고기를 중심으로 현재 생업으로 이어진 다양한 식문화를 다루고 있다. 먼저, 조선시대 인문지리서를 토대로 각 지역에서 나는 물고기 토산을 조사하고 기록했다. 보고서에서는 천렵과 더불어 금강에서 나는 다양한 물고기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강경포구를 중심으로 한 젓갈과 민물고기를 활용한 매운탕, 어죽, 생선국수, 도리뱅뱅이, 올갱이국 등 천렵음식이 생업과 연계되어 일정한 틀로 변화되는 현대 식문화를 볼 수 있다.

<강변마을과 사람들; 오늘도 금강에서>

금강에는 그 길이만큼이나 다양한 마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살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기본적으로 강변마을과 더불어 금강에 사는 사람들을 ‘사는 사람’과 ‘살러 온 사람’으로 구분했다. 먼저, 금강에 사는 사람들에서는 ‘농바우를 끄시는’ 금산에 인삼 농사꾼 양철규와 대청댐으로 섬이 된 고향마을을 떠나지 못하는 육지 속 섬마을 옥천 뱃사공 손용화, 그리고 뱃장대[상앗대]를 짚어 가며 50년간 물고기를 잡아 온 무주 어부 한원기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금강에 시집온 사람들에서는 안동에서 청산으로 시집와 57년간 하루 일곱 시간 곰을 고는 청산의 생선국수 서금화와 상주에서 태어나 익산을 거쳐 강경으로 시집와 남겨진 물고기에서 맛을 찾는 강경의 젓갈 박순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한편, 금강에 살러 온 사람에서는 반딧불이를 지키는 금산 어부 양태형과 귀촌한 장수 약초꾼 이정로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볼 수 있다.

<2020년 낙동강에서; 이주민의 생활사>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한강, 금강에 이어 2020년 낙동강을 주목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된다. 관계자에 의하면, 낙동강에서는 수로문화와 더불어 안동댐, 합천댐, 임하댐 등 수몰지구 이주민의 삶을 통한 강변마을 생활문화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수로문화 조사를 통하여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한 내륙의 수로문화가 온전히 드러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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