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1 다큐 인사이트>

[한국강사신문 김장욱 기자] 오늘 23일(목) 22시부터 22시 55분까지 KBS1에서 ‘다큐 인사이트' <할미넴>이 방송된다. KBS1 ‘다큐 인사이트 <할미넴>편 속으로 들어가 보자.

"벌써 시작해 우린 젊어서 아직 젊어 난 칠십 다아섯"

늦은 나이라는 게 과연, 있을까? 지금 당신은 스스로 느끼기에, 늦은 나이인가? 고령화 사회. 특히 청년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떠나버린 군 단위 지역에서 고령화는 거리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현상이다. 래퍼의 꿈을 안고 4년 동안 서울에서, 아르바이트와 무대를 오가며 치열하게 도전하다. 현실이란 무게를 안고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돌아온 스물여덟 살 래퍼, 강성균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낡을 대로 낡아버린 읍내의 전경. 어딜 가도 넘쳐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거기다 그가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듣기만 해도 지루하기 짝이 없는 시조와 국악으로 점철된 순창국악원이다.

그런데 어느 초여름의 출근길. 이른 아침부터 햇볕을 피해 다리 밑에서 화투놀이는 즐기는 할머니들을 만난 후, 그는 발칙한 도전을 시작했다. 

<사진=KBS1 다큐 인사이트>

▶ 균이균이 힙합교실~ 함께 해요, 할머니!!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던 순창군 읍내에 내걸린 홍보지 한 장. 어르신들에게 힙합과 랩을 가르쳐주겠다는 젊은 청년의 패기에 네 명의 할머니가 모였다. 
얌전하고 수줍음 많은 성자 할매(75)와 매력적인 입술에 애교 많은 순례 할매(69),
딸과 함께 운영하는 꽃샘미용실 덕에 꽃샘언니라 불리는 영자 할매(75),
빨간 헬멧 쓰고,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순창읍의 인싸 향자 할매(62)까지. 

랩의 가장 기본이랄 수 있는 라임을 배우던 날, 이들에겐 멋들어진 팀명이 주어진다. 세계적인 래퍼, 에미넴과 순창 할매들의 콜라보. 그 이름은 바로 할미넴(Granni-E-minem). 스물일곱 청년 래퍼와 평균나이 70세 할매들의 랩 교실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크루(Crew)가 중요하죠, 크루의 힘이라는 게 있잖아요. 랩을 못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는 것들이죠. 끈끈한 유대감이 있잖아요. 같이 밥 먹고 같이 노래하고 같이 생활하는 게 그게 크루죠"
-강성균(28)/랩선생님. 순창래퍼

▶ 이게 당신 뜻이라면 원하시는 대로 해, 팔이 꺾이고 다쳐도 나는 다시 나는 새♬

“그냥 직장 다니면서 랩은 취미로만 해”
“저는 그냥 놀면서 랩 하면서, 돈 벌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유독 아픈 손가락이었던 아들 성균이. 그런 아들이 래퍼로 성공하겠다며 서울로 올라갔을 때, 아버지는 이만저만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래도 스물일곱까지는 하고 싶은 대로 해주마 약속했었다. 아버지의 예상대로 빈손으로 돌아온 아들, 성균. 아버지는 비록 계약직이지만 부모 곁에서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며 직장인의 삶을 사는 아들의 모습이 내심 흐뭇하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할머니들과 랩을 하겠다며 또 일을 저질렀다.

내가 뭘 해도 나를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 공부로만 나를 재단하고, 평가하려 했던 아버지가 늘 미웠고, 원망스러웠다. 이제는 성인이 된 만큼 스스로 내 길을 개척해보고 싶은데, 아버지는 또다시 내게 남들처럼 살기를 강요한다. 또다시 날개를 꺾이고 싶지는 않다. 

"아들이 항상 반듯하게만 크기를 바랐는데 래퍼를 한다고 머리 스타일도 이상하고 귀걸이도 하고 그게 나한테는 자꾸 거슬린 거야, 나한테 나는 저렇게 안 살았는데.."
- 성균 아버지

"여기 살면 잘 돼봤자 아빠처럼 밖에 더 되겠어?"
"아빠보다 잘 돼야지, 아직 포기 안 했으니까..다시 이제 서울 가야죠"
- 강성균(28)/순창 래퍼

<사진=KBS1 다큐 인사이트>

▶ 할머니 삶이 곧, 힙합! 

“오늘 주제는 나!” “나의 인생”

할머니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그 삶이 글이 되고, 노래가 되고, 랩이 된다.
할머니들이 쓰고, 랩선생님 성균이가 편곡한 랩 ‘할미넴’

전남 곡성에서 순창으로 시집와, 남편과 헌 옷 팔이를 하며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온 꽃샘, 영자 할머니. 아버지가 사 온 상어고기를 온 식구가 나눠 먹었을 정도로 부잣집에서 고생 모르고 살았다는, 천진난만 순례 할머니. 전기도 없는 초가집에 살면서도 엄마, 아버지와 함께 참깨 벌레 잡고 놀던 어린 시절이 마냥 좋았다는 향자 할머니. 시집살이 때문에 젊은 시절을 괴로움 속에 살았는데 남편마저 갑작스런 사고로 잃고 4남매의 지붕이 돼야 했던 성자 할머니. 

랩선생님이 들려준 자신들의 노래를 듣고, 조용히 눈물 흘리는 할머니들.
랩과 함께 지나온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데...
네 할머니의 인생이 응축된 2분 40초짜리 힙합곡 ‘할미넴’
완벽한 랩으로 자신들의 노래를 소화하기 위한 할머니들의 피. 땀. 눈물 나는 고군분투 연습기. 

"스쳐 지나가. 너무 많이 스쳐 지나가 내 과거가 많이 내 살아온 과거가 내가 어따가 그걸 내뿜겄는가 여그서 요로케 해준 게 맘부터 안 터져 부렀는가" -김영자(75)/할미넴

<사진=KBS1 다큐 인사이트>

▶ 할미넴, 무대에 서다! 

노인의 날에 열리는 장기자랑 대회에 참여하기로 한 할미넴. 
금방 봤던 것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인지라 템포가 빠른 랩 가사를 외우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고추밭에 갈 때도, 설거지를 하면서도 랩선생님에게 받은 헤드셋을 꼭 쓰고, 노래 연습에 최선을 다하는데...

한편 밖에선 여장부 같으면서도 집에선 호랑이 남편에게 꼼짝 못 한다는 향자 할매는 대회를 앞두고 갑작스레 랩교실에 발길을 끊고 마는데...

믿었던 에이스 향자 할매의 부재 속에 과연 할머니들과 랩선생님 성균은 장기자랑 대회에서 그토록 원하던 1등을 거머쥘 수 있을까.

"막 일만 하고 고렇게 살았은게 앞으로는 인자 고렇게 안 살라고요"
-백성자(75)/할미넴

"저도 뭔가를 찾고 할머니들도 여기서 뭔가를 찾아서 행복해요. 지금"
-강성균(28)/순창래퍼

<사진=KBS1 다큐 인사이트>

▶ 촌스러운 사투리와 힙합이 어우러진 순창판 힙합 뮤직다큐

‘할미넴(Granni-Eminem)’은 주류 사회로부터 외면받은 지역, 그것도 군 단위에 사는 촌 구석 할머니들과 역시 센터와는 거리가 먼 성공하지 못한 지방의 청년이 
‘힙합’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서로의 삶을 위로하고 그 안에서 위안을 찾는 휴먼다큐멘터리이자 내레이션 없이 노래와 인터뷰만으로 구성돼 주인공들의 삶을 더욱 밀착해서 엿볼 수 있는 뮤직다큐멘터리이다.

민요나 트로트가 어울릴 것 같은 할머니들이 그루브를 익히고, 스웩을 날리고, 폭탄 머리에 주렁주렁 액세서리를 매단 힙합 청년은 생김새와 달리 할머니들에게 한껏 친절하고 다정하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외롭고 고단했던 자신들의 삶을 스물여덟 청년에게 고백하며 이제라도 내 삶을 찾아서, 내가 원하는 대로 살겠다는 할머니들.

내 삶이니까 아버지는 참견하지 말라며 애써 부모를 외면했지만,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온 할머니들을 보며, 조금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힙합 청년. 

우리는 같이 밥 먹는 사이니까, 식구라는 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힙합 크루들의 좌충우돌 래퍼 도전기, 할미넴!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그들의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

R.U Ready?
Let’s Go, Granni-E-min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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