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언제부터인가 기업들은 “코즈마케팅”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단순한 기부 형식의 사회공헌 활동은 그 효과가 미비했던 것이다.

이때 하버드대 경영학과 마이클 유진 포터(Michael Eugene Porter) 교수는 CSR 활동을 넘어서는 "CSV(Creating Shared Value)"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기업의 단순 사회공헌 활동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제적 수익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CSV는 CSR보다 진화한 개념이며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가 연료 소비를 줄여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기업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광고계도 기업의 CSV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브랜드 마케팅에 접목시키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마이클 포터교수는 기업과 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기 위해 3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상품과 시장의 재 구상이다. 기존의 상품과 시장을 다양한 이아디어를 통해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다.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처럼 상품이나 시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때론 기존 상품을 다른 목적으로 변경하는 방법도 있다. CSV 활동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만약 여러분들이 돈은 다 지불하고 물건은 절반만 가져간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당연히 손해 본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브라질의 비 영리기관에서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필요한 식료품과 생필품을 지원하기 위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냈다. 

"반쪽의 행복"이라는 타이틀의 이 캠페인은 제품의 1/2만 들어있는 식료품 패키지를 판매한 것이다. 제품이 있어야할 나머지 공간에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나머지 식료품은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사용됩니다." 라는 문구였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소비자는 식료품 가격을 모두 지불하지만 제품은 절반만 가져가는 셈이다. 손해 보는 듯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렇지도 않다.

늘 양이 많아 식료품의 절반정도는 버리는 게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기부하는 방식도 심플하다. 직접 물건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반쪽짜리 물건을 사면 된다. 자연스럽게 기부가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소비자에게 강제로 기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제품의 패키지를 보면 왠지 나도 모르게 마음이 동한다. 그리고 그냥 물건을 사면 되는 것이다.

이 캠페인은 2011년 칸 광고제, 2012년 클리오 광고제에서 크리에이티브를 인정받았다. 소비자들이 기부에 쉽고 편안하게 동참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한 것이 인상적이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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