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기업은 꿈을 꾸는 사람을 키워낼 줄 알아야 한다”

“나 그 회사 그만뒀어.”
“뭐라고? 오랫동안 다녔잖아.”
“응. 18년 됐지.”

첫 직장에서 18년 동안 근무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것처럼 보였던 친구가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선언했다. 그렇고 보니 나도 사업을 세 번 실패한 후 7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네 번째 창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친구와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같았다. 직장생활을 통해서 나의 꿈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회사의 대표가 되고 보니 직원들이 과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 씁쓸할 것 같았다. 회사는 좋은 인재들과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회사는 직원의 꿈을 이뤄줄 수 없는 것일까?

<일 욕심 있는 직원을 키우는 방법>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이 질문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통령부터 아빠, 엄마라는 꿈까지 다양하지만 어른이 될수록 우리의 꿈은 ‘돈’이라는 곳에 멈춰서고 만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나 또한 그랬다. 어릴 때 나의 꿈은 운동선수였다. 육상을 시작했지만 매일 쏟는 코피에 어머니께서 만류하셨다. 사업을 하면서 나의 꿈은 바뀌었다.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일방적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업에 성공해 많은 돈이 생긴다면 꿈을 꾸는 청년들을 발굴하고 돕고 싶다.

“B 팀장은 꿈이 뭐에요?”
“카페 하나 차리고 싶어요.”
“카페는 왜요?”
“남들과 다른 카페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나는 한참 동안 B 팀장의 카페 운영에 관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경청했다. 하지만 지금과는 다른 커피머신이 필요하고 프로그램까지 개발해야 해서, 당시 우리 회사 재정 상황으로는 실현할 수 없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나는 그의 아이디어를 언젠가 꼭 현실화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2년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강원도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카페도 함께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 카페의 기획은 카페운영의 꿈을 가진 B 팀장에게 맡겼다. 그는 카페 운영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이 일을 잘 해냈다. 인테리어는 물론 간판, 앞치마, 모자, 컵과 메뉴판에 이르는 사소한 부분들까지 꼼꼼하게 신경을 썼다. 그렇게 카페 1호점이 탄생했다. 오픈 초기 프랜차이즈화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아직 준비가 부족하니 좀 더 시일을 두고 진행하기로 했다.

이듬해 6월에 한남동으로 본사 사옥을 이전하면서 카페 2호점 운영을 결정했다. 이 또한 B 팀장에게 카페의 디자인과 기획을 맡겼다. 이번에는 처음보다 더 많은 결정 권한을 위임했다. 현재 이 카페는 우리 기업의 화장품과 가구를 전시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저녁에는 와인, 맥주 등과 함께 우리가 유통하는 식품들을 위주로 안주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이 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하루 평균 200~300여 명 정도이다.

손님들은 곳곳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외면하고 막다른 골목의 우리 카페까지 방문한다. 이번에는 좀 더 강력하게 프랜차이즈화하자는 주변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나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첫 번째와 달리 카페 운영에 관한 노하우가 생겨가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우리는 카페 브랜드를 만들고 커피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카페 운영과 커피에 대해서 좀 더 전문지식이 생기게 된다면 B 팀장이 꿈꿨던 카페를 운영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우리 회사에서 해보고 싶은 일 없어?”

일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많은 중소기업들은 도전보다는 안정을 원하기 때문에 쉽게 말을 꺼내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나는 부서장들에게 자신이 맡은 일을 좀 더 잘 할 방법을 제안해 달라고 이야기한다. 현장에서 뛰는 부서장과 팀원들이 나보다 아이디어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좀 더 전문화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인력을 좀 더 충원해서 업무를 세분화 시키고 팀장 권한도 강화하는 게 어떨까요?”
“그렇게 합시다.”

우리 회사 직원이 업무나 사업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나는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먼저 듣고 직원들과 공론화시켜야 하는 부분은 회의를 열어 공유하고 여러 의견을 듣는다. 나는 직원에게 질문을 받으면 가능한 즉시 진행여부를 결정해 주려고 노력한다. 빠른 결정은 중소기업만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생각해봐야 부정적인 생각만 많아지기 때문에 장시간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많은 비용이 투자되는 중대한 결정도 하루를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부서장이 탄력을 받아 빠르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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