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백인혜 칼럼니스트] 상황과 장소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자유롭게 변화해가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많아졌다. 낮에는 직장인, 저녁에는 좋아하는 취미를 활용한 강사, 주말에는 다른 알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이런 사람들을 2개 이상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 ‘N잡러’라고 말한다.

매년 소비 트렌드전망을 하는 김난도 외 공저 『트렌드코리아2020(미래의창, 2019)』에서는 각각 다른 상황과 장소에서 여러 자아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뜻하는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를 언급했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 개인들의 다매체 사회로 변하면서 페르소나가 중요한 개념으로 떠오른 것이다.

'페르소나(persona)'는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한다. 이성과 의지를 갖추고 자유로이 책임을 지며 행동하는 주체를 말한다. 오늘날 심리학에서는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다양한 정체성을 보인다. 한사람이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서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운영한다. 카를 구스타프 융은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를 갖고 있고, 상황에 맞게 꺼내 쓴다.”라고 했다.

그동안 ‘나’에 대해 사람들에게 들었던 얘기들을 정리해 봤다. 페이스북에 비친 모습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활동하는 바쁜 사람. 강의 때 수강생들에게는 날것의 강의를 하는 강사. 어느 날 갑자기 칼럼을 배우더니 SNS 톡톡으로 나타난 칼럼니스트. 기업들과 프리랜서 계약으로 출퇴근도 안 하면서 월급을 받는 노마드 마케터. 오프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여성스러울 것 같으나 말해보면 정반대의 엉뚱하게 웃긴 여자 사람. 집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는 하숙생 같은 사람. 이 모든 것이 ‘나’라는 사람이다.

멀티페르소나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정적 사례는 실제의 사람과 SNS에서 보이는 이미지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다. ‘디지털 허언증’이라고도 한다. 보여주기 좋은 장면만 연출하기 때문에 현실과는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SNS를 하는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인싸’,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 한다.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라는 뜻으로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들을 말한다. 쉽게 말해 인기쟁이다.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SNS에서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에 달하는 많은 팔로워(follower:구독자)를 통해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인플루언서들의 성지이기도 한 인스타그램이라는 채널이 있다. ‘있어 보이는 이미지가 많아야 팔로워가 잘 늘어난다’는 말은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 보니 지금 내 상황은 직장인인데, 대출받아 산 외제 차, 명품 가방, 호캉스 등 보여주기식의 이미지에 지출하는 소비가 많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이어지면서 SNS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와 현실은 전혀 다른 상황이 생긴다.

디지털 문명이 빨라져 다양한 타인들의 모습이 내 모습과 비교돼 현실적인 괴리감이 생길 수 있다. 타인뿐만 아니라 ‘진짜 나’와 ‘보이는 나’에게서도 마찬가지다. 나의 진짜 감정을 외면한 채 살아갈 경우 뜻밖의 상황이나 트라우마에 마주쳤을 때 감정조절에 취약할 수 있다.

다양한 모드 전환도 좋다. 하지만 지나치게 다른 삶이나 다른 요소들로 인해 상업적으로 남용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 나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알아차림’이 중요하다. 진짜 나의 페르소나를 점검하자. 열등감 같은 감정들은 내려놓고 내가 바라는 삶을 SNS에 담아보자.

"지금부터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성 있게 나를 그려내어 진짜 나의 페르소나를 찾자."

※ 참고서적: 김난도 외 공저 『트렌드코리아2020(미래의창,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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