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오늘은 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들을 찍어봐.”, “내일은 빨간색이 들어간 사물들을 찍어봐.”, “이제 실내에서 제품촬영을 해보자.”, “이 제품에 대한 디자인 시안을 내일까지 잡아봐. 서로가 한 시안을 비교해 보면 배울 점이 많을 거야.”

사진 촬영 및 디자인 실전 교육을 통해서 신입들은 각자 자신이 맡은 제품의 사진을 찍고 디자인 시안을 만들었다. 현장에서 일할 때에도 팀장의 교육은 이어졌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디자이너들의 촬영 및 디자인 실력이 늘어갔다.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이러한 교육이 선행되었다. 사내 교육이 진행되면서 장비도 보강했다. 카메라가 두 대로 늘었고 촬영에 필요한 각종 렌즈와 장비들도 세련되게 갖췄다. 외주 촬영이 줄어들어 비용을 절감되는 효과도 누리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디자이너뿐 아니라 상품을 판매하는 MD들도 자발적으로 사진 촬영과 디자인 교육을 받았다. 간단한 디자인 수정이나 촬영을 직접, 빠르게 진행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진 촬영과 디자인 교육은 우리 회사에서 당연한 교육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블로그 운영 담당자로 입사한 직원이 디자이너를 하고 싶다는 간절한 입장을 내게 전달했다. 디자이너들이 하는 업무를 보면서 자신도 디자인을 해보고 싶어진 듯 했다.

이 직원은 입사 전에 국내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지점의 매니저로서 일을 했었다. 포토샵 책 한 권 본 적 없는 디자인 분야의 컴맹이었다. 하지만 디자인 팀장은 그와 면담한 결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표님, 제가 가르쳐 보겠습니다. 시간을 좀 주세요.”
“좋아요. 잘 가르쳐 보세요.”

포토샵 기초 책자를 바탕으로 1:1 교육이 시작되었다. 퇴근 후에 1~2시간 진행된 교육을 통해 그 직원은 갈수록 실력이 늘어갔다. 현재 재직 3년째인 그는 디자인과 사진촬영은 물론 쇼핑몰 제작과 관리도 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자가 되었다. 

이 직원 외에도 택배 포장으로 시작해 판매팀의 관리자가 된 직원도 있었다. 나는 직원 교육에 선을 긋지 않는다. 담당하고 있는 업무와 다소 벗어난 것일지라도 배우고 싶다면 얼마든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직원의 성장은 어떤 형태로든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직원의 컴퓨터 교육에 대해 폭넓은 지원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내가 컴맹이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나는 컴퓨터 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 인터넷, 컴퓨터 운영체계, 엑셀, 한글, 파워포인트, 플래시 애니메이션, 동영상 편집에 이르기까지 책을 보고 따라하면서 익혔다.

회사 입사 전에 경험이 없어도 교육을 받으면 충분히 그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디자인 팀장도 나와 같은 의견이다. 학원 다닌 사람보다 의욕 있는 사람이 백배 더 빨리 배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와 같지만은 않았다. 우리 회사를 찾아와서 일하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했다가 스스로 떠난 사람들도 있다. 내가 소림사 무술을 가르치듯이 회사에서 가장 낮고 하찮은 일을 주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난 처음부터 책임 있는 일을 맡기기보다는 작은 일을 통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는 편이다.

마치 소림사 고수가 제자를 키우는 방법처럼 말이다. 그렇게 해서 신뢰감을 느끼면 점점 업무 영역을 확대해나간다. 그만두고 떠난 사람들은 이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내 생각에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무술을 가르치지 않고 물만 나르게 하는 스승에게 불만을 갖는 제자처럼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찮은 일도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중대한 일도 잘 하지 못 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사내에서 보직 변경을 신청한다고 해서 모두 허용하지 않으며, 맡은 일을 잘 하는 직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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