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BS 한국기행>

[한국강사신문 김장욱 기자] 오늘 15일(토) 19시 25분 EBS1에서는 <한국기행> ‘그 겨울, 내 곁에(1부~5부)’가 재방송된다.

이대로 보내기 아쉬운 겨울의 끝. 엄동설한의 추위에 몸이 잔뜩 움츠리지만 겨울이어서, 겨울이기에 더욱 빛나는 것들이 있다. 첩첩산중 오지에서 순백의 세상을 만나고 칼바람 불어오는 바다에서 만선을 꿈꾸고 따뜻한 아궁이와 함께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려지는데. 봄이 오기 전, 잠시나마 붙잡아 곁에 두고픈 ‘우리들의 겨울 이야기’를 만난다.

△ 제1부 설국으로 가는 길 : 높은 산으로 빙 둘러싸인 강원도 화천. 겨울이면 강물까지 꽁꽁 얼려버리는 혹독한 추위가 몰아치는 곳이다. 이곳에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진짜 겨울’을 찾아온 배낭여행자들이 첩첩산중 아래 계곡을 걷다가 함박눈을 만났다. 순식간에 펼쳐지는 순백의 세상, 설국(雪國). 그곳에서 빙어낚시와 눈싸움을 하며 어린아이처럼 맘껏 겨울을 누린다.

계곡 트레킹 끝에 마주한 하얗게 얼어붙은 파로호. 마침 지둔지 마을에 사는 이성혁 씨를 만나 배를 얻어타고 단 한 가구만 사는 오지 마을의 겨울 속으로 들어가는데.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산 넘고 물 건너 찾아가는 설국에서의 추워도 행복한 하루를 따라간다.

<사진=EBS 한국기행>

△ 제2부 행복이 뭐냐고 묻는다면 : 충북 제천의 월악산 중턱에 자리 잡은 보덕암. 주지인 적인 스님은 35년간 홀로 산에 머물면서 흐르는 계절을 마주한다. 아침마다 걸음을 재촉해 간 곳은 신비한 역고드름이 영롱하게 빛나는 보덕굴. 겨울이 다녀간 자리를 살뜰히 정리하며, 찾아올 사람들의 마음마저 살피는 것도 스님의 몫이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바람이 한 방향으로 불어오는 겨울은 패러글라이딩하기에 좋은 계절. 좋은 날, 적당한 바람을 골라 ‘하늘 포행’을 나선 스님의 뒤로 보내기 아쉬운 이 겨울의 풍경들이 담백하게 지나간다.

두부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산 아래 수산리 마을. 절을 지을 때 도와줬던 이웃들이라 스님은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함께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직접 만든 따끈따끈한 시골 손두부는 겨울 별미. 흰 눈이 없으면 어떠랴. 하얀 눈송이보다 더 반가운 이웃이 있어 행복하다는데. 찬 바람 부는 겨울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스님의 하루를 만난다.

<사진=EBS 한국기행>

△ 제3부 겨울은 푸르다 : 한겨울에도 푸른 물결이 출렁이는 경남 남해의 다랑이 밭. 추위에 서리를 맞고 얼었다, 녹은 시금치가 파릇파릇하게 자란다. 10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와 함께 시금치 밭을 일구는 농부 하대범 씨. 추운 날씨에도 잘 자라는 시금치가 기특하고 대견할 뿐이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또 하나는 바로 대나무 낚시법. 어린 시절 아버지가 알려준 방법대로 대나무로 낚싯대를 만들어 딸과 함께 푸른 바다로 낚시하러 간다.

한겨울에도 생기를 잃지 않는 시금치처럼, 삼대(三代)의 겨울은 올해도 푸르게 흘러갈 것이다. 찬 바람 불어오면, 커다란 대나무 발이 바다 안을 가득 메우는 고금도. 짙은 푸른색에 실보다 가느다란 매생이의 수확 철을 맞았다. 강추위에 오리 떼로부터 보초까지 서가며 애지중지 키워 온 매생이를 거두는 마을 사람들에게 겨울은 천천히 지나갔으면 하는, 그저 고마운 계절이다.

<사진=EBS 한국기행>

△ 제4부 그 집 아궁이 불타오르네 : 경남 의령 산골에서 아궁이 네 개를 두고 조청을 만드는 성삼섭, 손윤교 씨 부부. 장장 48시간을 뜨거운 불 앞에서 가마솥을 휘젓고, 식혜를 졸여야 완성되는 귀한 조청이다. 도시 생활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온 삼섭 씨는 어머니의 아궁이를 물려받았다. 장작을 넣는 건 쉬워 보여도 ‘불 집(나무 집)’을 잘 지어야만 불이 유지되는 어려운 기술. 수고로운 옛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 역시 자신의 어머니가 그렇게 조청을 만들었기 때문. 불타오르는 아궁이 앞에서 그 시절 어머니와의 애틋한 추억을 되살려본다.

아무런 연고 없는 거창의 산골 마을로 8년 전에 홀로 귀농한 김성욱 씨. 평생을 이곳에서 나고 자란 김정리 씨를 이웃으로 만났다. 정리 씨가 어머니처럼 살뜰히 밥을 챙겨주고, 또 성욱 씨는 아들처럼 힘쓰는 일 도맡아 하다 보니 어느새 모자(母子)처럼 돈독한 사이가 된 이들. 성욱 씨는 정리 어머니가 드실 일 년 치 칡과 약나무를 캐러 겨울 산을 오르는데, 추위에 손 시리고, 톱질도 힘들어도 정성을 포기할 수 없다. 성욱 씨가 산에서 돌아오면 서둘러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정리 어머니.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아궁이 불 앞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사진=EBS 한국기행>

△ 제5부 이 맛 모르고 가지 마오 : 황금어장이라 소문 난 칠산바다를 품은 영광의 송이도. 바닷길이 열리면서 드러나는 풀등(모래벌판)이 이웃 섬인 각이도까지 펼쳐진다. 제철인 맛조개를 잡으러 경운기를 타고 풀등으로 나서는 대은희 씨와 이웃들. 유난히 크고 통통한 송이도 맛조개는 겨울 끝물일수록 점차 달큼해진다는데. 맛조개 도사가 알려주는 대로, 발을 쾅쾅 구르며 맛조개를 잡다 보면 어느새 추위도 저 멀리 달아나게 된다.

화성의 전곡항, 깜깜한 새벽에 바다로 나가는 50년 경력의 어부 장종윤 씨. 차디찬 바닷바람과 사투 끝에 건져 올린 것은 겨울 별미인 ‘간재미’. 날이 추우면 추울수록 그 맛이 고소하고 담백해져 찾는 이들이 많다. 바다에 나가 고생한 남편을 위해 간재미로 솜씨 발휘하는 아내. 추운 겨울을 버티게 해주는 고마운 간재미 덕에 오늘도 전곡항 부부의 밥상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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