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사이코패스(Psychopath)’란 1920년대 독일의 쿠르트 슈나이더(Kurt Schneider)가 처음 소개한 개념으로 보통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들은 발정, 광신, 자기현시, 의지결여, 폭발적 성격, 무기력 등의 특징을 지닌다. 이들의 정신병질(精神病質, Psychopathy)은 평소에는 내부에 잠재되어 있다가 범행을 통하여서만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미국 브르크하멜국립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감정을 지배하는 전두엽 기능이 일반인의 15%밖에 되지 않아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고통에 무감각하므로 자신이 저지른 죄의 대가로 받게 될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써 재범률도 높고 연쇄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일반 범죄자들보다 높다.

또 공격적 성향을 억제하는 분비물인 세로토닌이 부족하여 사소한 일에도 강한 공격적 성향을 드러낸다고 한다. 사이코패스는 이 같은 유전적·생물학적 요인에 사회환경적 요인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전인격적 병리현상으로 본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로버트 헤어(Robert D. Hare)가 PCL-R(Psychopathy Checklist-Revised)라고 부르는 사이코패스 진단방법을 개발하였는데, 40점을 최고점으로 하여 이에 근접할수록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다고 판단한다. 한국에서 연쇄살인을 저질러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유영철은 이 진단법에 따라 측정한 결과 34점을 기록하여 전형적 사이코패스로 판정받았는데, 일반인의 경우에는 15~16점을 기록한다고 한다.

한편, 사이코패스가 반드시 범죄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직장 같은 일상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산업심리학자 보드와 프리츠는 영국 최고경영자들의 인격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사이코패스의 특성과 일치하였으며, 임원으로 승진할 대상자들 가운데 3.5%가 사이코패스로 드러났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하였다. 로버트 헤어와 폴 바비악은 남다른 지능과 포장술 등으로 주위 사람들을 조종하여 자신이 속한 조직과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는 이른바 '화이트컬러 사이코패스'를 '양복을 입은 뱀(Snakes In Suits)'에 비유하였다.

한편 소시오패스(sociopath, 사회병질자)와 반사회적 성격 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와 개념이 혼동되기도 했다(신동준, 2011). 파티지(Partidge, 1928)는 유전적 성향보다는 잘못된 사회화 과정의 결과로 범죄성이 발달된 사람들을 소시오패스라고 불렀다(박지선, 2012에서 재인용). 1952년 미국의 정신의학회는 사이코패스라는 명칭 대신에 소시오패스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반복적으로 범죄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통칭한 적이 있다(이수정, 2006).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잠재적(심리학적, 생물학적, 유전적) 소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합하다는 입장이 제기되면서 1968년 미국 정신의학회는 DSM-III에서 이런 행동 특성을 반사회적 성격 장애라고 지칭했다(이수정, 2006). 그러나 반사회적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기준이 주로 반사회적 행동과 범죄로 구성되기 때문에 사이코패스로 분류되는 범죄자들은 이런 기준에 쉽게 부합하지만, 반사회적 성격 장애자들이 모두 사이코패스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Shipley & Arrigo, 2001).

따라서 정신질병과 반사회적 성격 장애는 다른 개념으로 구별되어야 한다(Hare, 2005). 헤어(Hare)가 지적한 가장 큰 차이점은 반사회적 성격 장애 진단은 객관적 지표로서의 피검사자의 사회 일탈적인 행동에 주목하는 반면, 사이코패스 진단은 다양한 기준을 바탕으로 인성, 감정, 행동 등에 걸쳐 피검사자를 평가하는 다측면적인 평가로, 피검사자의 공감 능력, 피상적 매력, 과대망상 등 평가가 다소 유동적일 수 있는 항목에도 주목한다는 것이다(박지선, 2009).

※ 참고자료: 두산백과, 심리학용어사전(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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