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 한다. 말보로‘ 

1800년대 말 보스턴의 한 공대를 다니는 가난한 고학생이 있었다. 그는 지방 유지의 딸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여자 집안의 반대로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을 갈라  놓기 위해 여자 집안에서는 딸을 멀리 친척집으로 보내버렸다. 남자는 그녀를 찾기 위해 몇날 며칠을 헤맸고, 몸과 마음은 지쳐버리고 말았다. 비가 구슬피 내리던 어느 날 그녀를 그리워하며 무작정 그녀의 집 앞으로 찾아간 그는 집으로 돌아온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반갑게 맞이해준 그녀는 청천병력 같은 말은 전한다. “나 내일 결혼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남자는 한 가지 소원을 말한다. “내가 담배 한 대 피우는 동안만 내 곁에 있어줄래?” 여자는 고개만 끄덕였고, 남자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당시 필터가 없었던 잎담배는 너무나 빨리 타 들어가 남자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 것이다. 그녀와의 짧은 마지막 시간이 한이 되었던 그는 천천히 타 들어 가도록 필터가 있는 담배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세월은 흐르고 그녀를 잊지 못하던 그는 그녀의 소식을 듣게 된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혼자 병든 몸으로 빈민가에서 외로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겨울날 그는 그녀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녀에게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 결혼해 달라고 청혼을 한다. 당황한 그녀는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고선 다음날  목을 맨 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 된다. 슬픔에 잠긴 그는 그동안 방황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이 개발한 담배 이름을 “말보로(Marlboro)”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말보로는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의 이니셜을 딴 글자로 마치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빚댄 것처럼 보인다. “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 한다”라는 의미와 담배 이름이 너무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이처럼 스토리는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야기의 힘은 강한 파급력과 전염성에 있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스티븐 핑커 교수는 이야기는 정보 습득과 대인관계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인류가 집단사회를 이루면서 사회관계가 점점 복잡해 졌고, 구성원 간에 정보 교류를 위해 이야기를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그만큼 오래남고 익숙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불멸의 가치를 전달하는 창작 방법론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스토리”를 “끊임없이 변화하는 텔링”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처음과 끝이 명확한 결과물(Narrative)을 원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 자체(Storytelling)에서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디지털 스토리텔링(Digital Storytelling)”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한마디로 디지털 기술을 매체환경, 표현수단으로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스토리텔링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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