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절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더 본격적인 절약 노하우를 살펴보도록 하자. 2017년 EBS <호모이코노미쿠스>에서 진행한 ‘6개월에 천만원 만들기 프로젝트’에 멘토로 출연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은 상을 탔던 그때처럼 아끼진 않지만 절약을 위해 애쓰는 도전자들을 보면서 엊그제의 나를 보는 것 같은 동질감을 느꼈다. 나는 6개월에 천만원을 모아본 경험이 있다.
 
내가 슈퍼짠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을 무렵, 6개월 만에 모았던 금액이 딱 천만원이었다. 그래서 이게 얼마나 힘든 건지, 어떻게 해야만 모을 수 있는지를 잘 안다. 대충대충 해서는 모을 수 없는 금액이다. 그런데 왜 굳이 6개월에 천만원일까? 사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내 집 마련, 자동차 구입, 자녀교육, 자녀 결혼, 노후 준비까지 하려면 사실 6개월에 천만원을 모아도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쥐어짜면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이고, 외벌이로 힘들 땐 맞벌이를 하면 가능한 금액이기도 하다. 한 달에 약 167만원을 모으면 되고, 하루로 따지면 5만 5700원 정도 된다. 미래를 위해 이 정도는 저축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절약하며 저축하는 습관을 갖자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6개월에 천만원을 모을 수 있을까? EBS <호모이코노미쿠스> 도전자들이 실천해서 모두 저축에 성공한 비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1. 통장, 카드를 분석하여 지난달, 작년 등등 지출내역서를 항목별로 작성했다.
2.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고정지출과 생활비로 쓰는 변동지출을 따로 구분했다.
3. 수입에서 167만원을 저축용으로 뺐다. 남은 돈에서 고정지출도 빼고 그 나머지 돈으로 생활했다. 
4. 부부가 함께 쓰는 신용카드나 함께 쓰는 공금 개념을 없애는 것이 가장 큰 포인트였다. 부인과 남편이 개인 용돈을 나누어 갖고, 그것으로 1달 동안 각자 쓰는 것을 목표로 했다. 
5. 신용카드를 없앤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했다. 체크카드 결제계좌에 돈을 한번에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1일, 7일, 14일, 21일, 28일, 이렇게 5번에 걸쳐 나눠서 들어가도록 자동이체를 시켜놨다.
 
만약 수입이 400만원이라고 하면 167만원을 빼면 남는 돈이 233만원이다. 여기에서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 줄이기 힘든 돈을 고정지출로 따로 적는다.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등등이다. 나의 경우는 남편용돈도 고정지출로 포함한다. 이렇게 했을 때 남는 돈은 집집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정말 이 돈 가지고 살 수 있나?’ 싶은 금액만 손에 남는다. 300만원 이하의 월급으로 수입의 50%를 저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절엔 내 손에 남은 돈이 적을 땐 15만원이었고 많아야 30만원이었다. 하루에 5천원 살기나 많으면 하루에 만원 살기를 해야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살 만했다. 앞서 밝혔듯 아껴 쓰고 나눠 쓰고 고쳐 쓰면서 절약을 생활화했던지라 예상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어쨌든 6개월에 천만원을 모으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은 다음과 같다. 
 
167만원을 저축하고 남은 돈 -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고정지출 = 남편 용돈 + 아내 용돈 + 아이 용돈
 
절약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돈이 잘 모이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신용카드 때문이다. 외벌이인 남편이 부인에게 생활비를 따로 주면서 가족이 함께 쓰는 신용카드를 펑펑 긁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생활비도 나갔는데 카드값도 따로 나가 돈이 숭숭 새는 일이 발생한다. 돈을 모으기로 마음먹었다면 신용카드는 없앤다. 무엇보다 부부가 함께 쓰는 돈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 돈도 니 돈도 아닌 공금의 개념으로 가면 누구나 헤프게 쓰게 된다. 우리 부부는 여전히 외식을 하거나 과일을 사거나 아이 간식을 살 때 누가 낼지를 상의한다. 기본적인 식비는 내가 지출하는 편이지만 가급적이면 남편 용돈을 쓰려고 애교도 좀 부리고 필사의 노력을 다한다.
 
신용카드를 없앤 다음에 어떻게 할까? 남편의 체크카드, 부인의 체크카드, 이렇게만 남겨두고 각자 용돈 개념으로 써야 한다. 외식을 할 때도 ‘니가 살래? 내가 살까? 아니면 더치페이 할까?’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야 한다. 남편과 내 돈을 따로 구분해서 연애하듯이 살아보자. 아이들 학용품, 간식비, 과일값도 부부가 상의해서 내는 식이다. 1주일에 한 번씩 통장에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잔고가 얼마인지 뻔하다. 만약 한 달치를 넣어놨다면 헤프게 쓸 수도 있다. 그러나 1주일마다 나눠서 쓸 돈이 들어오는 체크카드는 많이 긁을래야 긁을 수가 없다.
 
체크카드 통장에 돈이 바닥나면 어떻게 할까? 나의 경우 다음에 입금되는 날짜까지 돈을 쓰지 않고 기다렸다. 계획대로 돈을 쓰지 않아 내게 주는 일종의 벌이었다. 1주일마다 한 번씩 입금날이 돌아오니 며칠만 기다리면 되었다. 그럼 그동안 뭘 먹고 살까? 냉장고와 냉동실을 잘 뒤져보면 굶지 않을 만큼의 먹거리는 있었다. 밀가루가 있다면 수제비를 빚어 먹고 김치가 있다면 김치볶음, 김치전을 할 수 있었다.
 
계란 한 알로는 계란프라이 대신 계란국을 풍성하게 끓여내었다. 냉동실에 얼어 있는 파만 있어도 파와 국간장을 넣은 팟국을 끓일 수 있다. 정 돈이 없으면 안 쓰는 물건을 중고시장에 내다팔거나, 고물을 모아 고물상에 팔아서 돈을 마련했다. 주말이 끼어 있다면 친정이나 시댁에 가서 얻어먹는 방법도 있었다. 최대한 아이디어를 짜냈더니 부족해도 어떻게 살아졌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분도 계시겠지만, ‘이렇게까지 해야만’ 6개월에 천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독서가 습관이듯, 절약도 습관이다. 절약을 습관화하는 사람은 적은 돈으로도 보다 빨리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돈을 종잣돈 삼아 남보다 빠르게 투자할 수 있다. 그때 나는 독서하듯 절약했고, 절약하듯 독서하면서 부자엄마의 꿈을 이루고자 노력했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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