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다큐 인사이트>

[한국강사신문 김장욱 기자] 오늘 22일(토) 15시 KBS1 다큐인사이트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코리아-휴거‘편이 재방송된다. 

KBS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실험으로 수십 년간 잠들어있던 방대한 아카이브 영상들이 생명력을 가지게 됐다. 모던코리아 시즌 2의 마지막 방송 ‘휴거, 그들이 사라진 날’은 1992년 10월 28일, 예수의 재림과 동시에 선택받은 자들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이른바 휴거 사태를 조명한다.

▲ 한 권의 책으로부터 시작됐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기독교관련 출판사에서 번역 일을 하던 이장림 목사. 지구 종말, 예수의 재림, 선택받은 자들의 공중들림 등을 직접 보고 들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한 권을 출판한다.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 등장과 동시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파급력은 상당했다. 이장림 목사는 인기에 힘입어 3권의 책을 더 발행했고 책의 제목에서 따온 ‘다미’라는 이름을 내세워 교회를 세웠다.

당시 다미 선교회와 함께 시한부종말론을 주창했던 교회는 전국 300여 개소, 적게는 2만여 명, 많게는 10만 명 정도가 영향권 속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살아서 하늘로 올라가길 열망했던 사람들에게 언론의 조명이 집중됐고 1992년 10월 28일 자정 끝내 불발되었던 결말까지, 전 과정이 국내는 물론 외신들까지 더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 많게는 십만여 명, 왜 이들은 쉽게 휴거설에 빠져들었나?
92년 시한부종말론이 태동했던 80년대 말과 90년대 초반의 한국 사회는 국내외적으로 극적인 변화를 겪었던 시기다. 안으로는 굵직한 정치적 사건들과 민항기 추락 등의 대형 사고들. 밖으로는 국제 질서의 개편과 전쟁 등 쉴 새 없이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들로 불안과 위기의식이 가중되었다.

이럴 때 등장한 종말의 시간. 성경엔 분명 “그날과 그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마태복음 24장 36절)" 기록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한부종말론을 추종했던 사람들은 신으로부터의 직통계시라는 개인적인 신비 체험과 예언에 의존했다. 시한부종말론이 한국 사회에서 그렇게 쉽게 확대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KBS 다큐 인사이트>

▲ 그날, “주여!”를 부르짖었던 이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전 재산을 교회에 바치고 이를 비관한 남편이 목숨을 끊자 아들과 함께 기도원으로 잠적해 버린 부인, 성실히 복무하던 군을 스스로 떠나버린 현역 간부, 학업을 포기하고 가출을 감행한 10대 청소년들, 들려 올라갈 때 몸이 가벼워야 한다는 이유로 낙태를 한 여성. 가열찬 통곡과 찬양을 토해냈던 그들의 기도는 불발됐지만 집단자살 등으로 비화될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조용하게 마무리 됐다. 1992년 휴거 사태를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으로 그날을 열망했던 이들을 요란한 광신도라고 기억하는 한국 사회.

하지만 30여년 만에 돌아보는 '휴거'사태는 한국 교회와 사회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세상이 그들을 걱정했을 때 오히려 구원받지 못하는 이 세상을 걱정했던 그들. 그들이 그토록 그날을 향해 달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그리고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는 어째서 그들의 질주를 막지 못했을까? 믿음이란 무엇일까?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코리아 '휴거 - 그들이 사라진 날'은 오늘 22일(토) 15시 KBS1 다큐인사이트 재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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