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북테크를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뛰어든 후 나는 ‘부자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부자노트는 돈을 버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적는 노트이다. 정해진 양식은 없고, 천원짜리 무지노트를 구입하여 내가 지금 당장 필요한 지식이나 계획 등 알게 되고 생각한 것을 모조리 적었다. 별것 아닌 노트지만 그 계획을 꾸준히 상기시키고 마음을 다지는 데 좋았다. 부자노트는 주제별로 몇 가지를 나눴는데, 내가 작성했던 노트 중 일부를 소개해보려 한다.

종잣돈을 모으기 위한 선언 ‘저축노트’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종잣돈을 모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축 계획을 작성하여 집안 곳곳에 붙여놓았다. 화장대 앞, 컴퓨터 앞, 거실 벽 등 가리지 않고 내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붙여놓았다. 가정에서 돈을 아끼려면 나 혼자서는 안 되기에 남편도 자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육아비를 너무 적게 잡았는데, 3월부터 첫째아이와 둘째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면서 이 부분이 상향되어서 저축액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도 정부에서 양육수당을 주어서 추가로 저축을 더 할 수 있었다. 아이들과 슈퍼 한번 들어가지 않았을 정도로 간식비도 아꼈다. 내가 이만큼 저축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아끼고 절제해야 하는지를 글로 선언했기에, 실천에 옮기기 어렵지 않았다.

끊임없이 돈을 모니터링하다 ‘세계 경제 노트’
『시크릿』은 “좋은 일이 일어나려면 좋은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우주가 감동할 만큼 간절하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품는 데 있어서는 도움을 받았던 책이지만, 나는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그저 통장에 돈이 찍히는 상상만 해서는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돈이 들어올 만한 행위가 있어야 결과적으로 돈이 생긴다고 믿었다. 그래서 끊임없이 돈을 모니터링했다.

무엇보다 주목한 것은 세계 경제였다. 1998년 IMF와 2008년 금융위기가 너무나도 아픈 기억이었기 때문에 세 번은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세계 경제가 나의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적은 없다. 그렇지만 나는 늘 관심을 끄지 않았다. 심지어 2011년 9월에는 추석 때 시댁에 부자노트를 들고 가서 경제 이슈를 메모하며 공부했을 정도다. 세계 경제를 보며 돈의 흐름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비록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였지만 마음은 국가 경제를 이끄는 장관의 마음이었다. 

2011년 여름 한국은행이 금을 25톤이나 대량 매수했는데, 불과 몇 달 만에 그리스 국채위기가 터지면서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강세가 되어버렸다. 금에 투자한 자금들도 다시 달러로 빠져나오면서 금값은 그 이후로 계속 떨어졌다. 그 사건으로 인해 국가에서 하는 일이라고 모두 최고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더더욱 전문가나 권위자의 의견에 휘둘릴 필요 없이, 돈에 관련한 나의 원칙과 주관으로 살아야 한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2018년 9월 미국은 줄기차게 금리인상을 통해 시중에 풀린 통화를 다시 회수하려고 하며, 위풍당당하게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비롯해 달러가 부족한 신흥국의 숨통을 조였다. IMF의 30% 지분이 미국이라 사실상 미국이 구제금융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았다. 1998년 IMF에서 달러를 빌려줘 고맙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세상 이렇게 나쁜 놈이 따로 없다. 달러 고리대금 사채업자 같단 말이다.

‘전쟁통에 부자난다’는 말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누군가가 힘들고 무너질 때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온다. 문제는 대부분이 무너지고 소수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양극화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불평등하다며 분노하기 전에,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작은 위기에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가 안전자산이라고 우르르 달려가는 꼴을 보기 싫어도 지켜봐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내가 세계 경제를 공부하며 깨달은 것이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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