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체험은 행동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생명의 다리 캠페인’의 성공요인은 바로 다리 전체를 옥외광고판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감성적 체험을 통해 공감과 감동을 전달해 준 것이다. 아무도 없는 캄캄한 밤. 쓸쓸하게 다리로 접어든 사람에게 환한 불빛과 함께 전달되는 일상적인 말들. “밥 먹었어?” 그리고 다양한 이미지 들은 가족, 친구, 나를 사랑하는 수 많은 사람들을 생각나게 만들었다. 다리를 거닐때 마다 불빛이 켜지고, 다양한 테마별로 계속되는 문구들은 다리가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나를 위해 준비된 듯한 이미지들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이 체험형 공간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열렬한 반응을 얻어 냈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다리를 건너던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반응하는 불빛과 나를 위해 건네는 듯한 따뜻한 말 한마디에 행복을 느꼈다. 생명의 다리가 단순히 자살을 방지하는 역할을 넘어서 사람들을 위로하고 용기와 희망을 주는 힐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실제 용기를 얻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었다는 사례가 SNS을 통해 퍼지기도 했다. 

밥은 먹었어? 잘 지내지? 3년 전에 가장 힘들었던 게 뭐야? 한강 너머로 해가 질 무렵, 마포대교를 걷는 사람들에게 누군가 말을 건다. 걷는 속도에 맞춰 가만히 따라오는가 싶더니, 안부를 묻기도 하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하며, 자기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든다. 다리를 건너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곳이 바로, 세계 최초로 보행자에게 말을 거는 스토리텔링 교각 “생명의 다리”다. 다리가 말을 건다는 컨셉도 재미있지만 이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스토리텔링식 문구 들이었다. 

제작팀은 일상 생활에서 소소하게 전달될 수 있는 이야기를 테마로 나누어 표현했다. “사랑의 전화”, “아직”, “사랑을 합시다”, “같이 걸어요”등 생명의 다리 에피소드를 만든 것이다. 일상에서 공감할 만한 이야기나 피식 웃음이 나게 하는 유머, 궁금증을 유발하는 질문,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사진들로 메시지를 구성하고, 자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총 20개의 에피소드를 선정했다. 

다리를 거닐때 갑자기 켜지는 불빛과 함께 전달되는 문구는 정말 누군가 얘기를 하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때론 질문을, 때론 충고를, 때론 위로를 다양하게 표현되는 문구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그리고 생명의 다리 전망대에 도착하면 “한번만 더 동상”을 만나게 된다. 실의에 빠진 친구를 위로하며 장난스럽게 볼을 꼬집는 남자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이렇듯 스토리텔링의 힘은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 만큼 강한 힘을 발휘 하였다.

체험은 행동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감정을 터치하기 때문이다.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은 아이디어를 살아 숨쉬게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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