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이명길 칼럼니스트] "2020년 대한민국 연애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바로 ‘효율성’이다. 기술의 발전은 연애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것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단어가 바로 ‘썸’이다. 오픈 사전에 따르면 썸은 “사귀기 전의 미묘한 관계”, “남녀가 서로 밀고 당기며 교제 여부를 판단하는 행위”를 뜻한다. 쉽게 설명하면,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당장 살 것은 아니지만 혹시 모르니 일단 ‘장바구니’에 담는 행위인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썸’이란 단어가 스마트폰이 들어오기 이전까지는 지금처럼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어장관리 사귈 마음은 없지만, 버리고 싶지는 않아 후보로 올려놓은 이성들같은 표현은 존재했지만, 어장관리와 썸은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어장관리는 남자보다는 여자들에게 좀 더 유리한 단어였다. 스마트폰도 없고, SNS도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돈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필요했다. 특히 남자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이성이 생기면 며칠 혹은 몇 개월 동안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자원과 시간을 쏟아붓는 노력이 필요했다.

반면 여자의 어장관리는 남자에 비해 적어도 자원적인 부분에서 이런 노력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SNS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이제 남자들은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과거처럼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일 필요가 사라졌다. 예전에는 민정, 희진, 수미 중에 누가 나에게 관심이 더 많은지 확인하기 위해서 한 명 한 명씩 따라다니며 오프라인에서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카톡을 통해 10초면 관심을 전달할 수 있다. 물론 ‘숫자 1’이 지워지느냐 안 지워지느냐를 통해 확인도 빠르게 할 수 있다.

연애는 원래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이제 남자들은 그런 연애를 효율적으로 하려고 한다. 나와 만날지 아닐 것인지 모르는 여성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에너지를 배분하여 여러 사람의 마음을 떠본 후 가장 가능성이 큰 사람을 찾아내 다가가는 것이 연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듯 남자가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여자도 효율성을 추구하게 됐다.

더는 남자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본인이 움직여야 좀 더 괜찮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이제는 주변에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조르거나, 소개팅을 주선 받는 대신 친구에게 비싼 술을 사야 할 필요도 없고, 학교나 동아리, 교회 등을 기웃거리며 이성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수고도 사라졌다. 심지어 20대나 30대뿐 아니라 50대 60대도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모르는 이성과 데이트를 하는 시대다. 사귀는 관계에서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현상이 더 늘어날 것이다.

서울대 트렌드 분석센터가 기혼자 1,070명을 대상으로 ‘가장 소중한 것’을 물었더니 53.9%가 ‘배우자’, ‘자녀’가 아닌 ‘나’라고 답했다. 이런 현상은 기혼자를 넘어 연애 중인 커플들에게도 점차 확산될 것이다. 사랑이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커플들은 빠르게 사라질 것이고, 일단 내 삶이 먼저 행복하고 내가 잘살아야 연애도 할 수 있다고 믿는 싱글들이 많아질 것이다.

세상이 발전하게 되면서 사람들이 연애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2020년에는 그런 경향이 더 보편화 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연애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연애는 지금보다 더 복잡해질 것이고, 그런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연애강의를 듣거나 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 참고자료 : (주)한국강사신문 강사연구분석센터의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20(지식공감, 201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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