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돈을 아끼는 대회에서 상을 받은 계기 하나로 몇 년간 절약 관련 방송에 출연했다. 이후 관련 강의도 여러 번 했고, 2017년부터는 가계부도 출간하고 있다. ‘짠순이’라는 브랜드를 가짐으로써 생겨난 일들이다.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모두 경험해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놀라운 세계다.

돌이켜보니 세 아이를 키우며 돈이 충분하지 않았던 경험을 사람들과 나눈 것이 나를 브랜딩하는 계기였던 것 같다. 혼자만 꼭꼭 숨어 절약 노하우로 저축했다면, 책을 내고 방송에 나가고 강의까지 하는 일이 가능했을까. 슈퍼짠 선발대회에 나가기 석 달 전부터 카페에 매일같이 절약 팁과 지출 내역 등을 올렸다. 월간결산과 연간결산도 공유했다.

물론 대회가 열릴 줄 모르고 한 일이었다. 알고 있는 것이 있으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했을 뿐이다. 나뿐 아니라 짠돌이 카페 다른 회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끼리끼리 유유상종. 모두 자신의 치부일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들려준 덕분에,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각자 조금씩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나누면 커진다’는 빤한 이야기를 나는 몸소 체험했다. 

그래서 블로그도 시작했다. ‘슈퍼짠 선발대회’에 당선되자마자 카페 회원들의 쪽지와 비밀댓글이 빗발쳤다. 다들 아이 셋을 키우며 어떻게 절약할 수 있었는지, 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까지 할 수 있었던 노하우가 무엇인지 물어왔다. 나는 주저 없이 ‘책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어떤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문의가 이어졌다.

마침 나도 책을 더 잘 읽고 기억하기 위해 서평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던 터라, 블로그를 열고 서평과 경제 이야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경제 기사를 나만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글도 많았는데, 어차피 기사는 매일 읽는 것이었고 나도 손해보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기에 그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 것이다. 물론 내 생각이 100퍼센트 옳고 맞지는 않겠지만,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절약하는 방법이나 꿀팁 같은 것이 있으면 모두 알려주고 싶었다.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를 카페, 블로그, 방송을 통해 아낌없이 노출했다. 어느 날 짠하고 부자가 된 모습으로 뻐기듯 자랑하고 싶지 않았고, 꾸준히 노력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더없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간 미친 듯이 저축하고 책을 읽고 부동산을 다니며 돈에 눈을 뜬 것은 내 인생의 축복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축복이기도 했다. 그래서 쉼 없이 서평을 써서 내가 읽은 좋은 책들을 알렸다. 그러나 누군가는 서점이나 도서관이 집에서 멀어서, 육아나 직장일로 바빠서 책을 빌릴 시간조차 없을 터였다. 그래서 2014년부터 매달 이달의 도서를 선정해 블로그 이웃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있다. 이벤트를 열고 댓글을 받는데, 당첨 기준은 무조건 선착순이다. 거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조건 없이 주고 싶었다. 예를 들어 내 블로그 글을 공유한다거나 서평을 꼭 써야 한다는 조건은 걸고 싶지 않았다. 그냥 나누면 어떤가? 어차피 내가 무슨 이익을 취하고자 시작한 일이 아닌데 말이다. 또 사연의 우열을 가리고 싶지도 않았다. 책을 받고 싶은 사람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 많은 사연을 읽고 누구는 책을 받을 자격이 있고 누구는 없다는 판단 같은 건 내리고 싶지 않았다. 책을 읽고 싶은 모든 사람은 그 자체로 책을 읽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 책이고, 그것이 내가 북테크를 시작한 이유이자 북테크를 권하는 이유 아니던가.

이렇게 블로그를 하고 카페를 하고 또 방송을 하고 강의를 하며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서, 나의 북테크는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이전까지는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주된 목표였고 나의 투자는 부동산에 집중돼 있었다. 일단 돈을 벌어서 경제적인 자유를 누리고 우리 가족이 좀더 풍요로워질 수 있어야, 자신감도 생기고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어느 정도 돈을 모으고 그 노하우를 사람들과 나누다보니, 그 보람과 성취감이 상당했다. 부족하나마 좀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렴풋이 꿈꾸었던 ‘재테크 전문가’의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제 나의 투자대상은 부동산이 아니었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투자해보기로 했다. 돈을 불리듯 나의 가치를 불리고, 아파트 평수를 넓히듯 나라는 사람의 파이를 넓히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재테크라는 생각이 들었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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