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최종엽 칼럼니스트] 시인 도종환은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꽃을 이렇게 그려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시인의 말처럼 흔들리지 않고 가는 직장인이 어디 있겠는가. 흔들리지 않고 한 직장에서 퇴직을 맞이하는 직장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비록 전직과 이직을 반복하더라도 정년까지 가는 직장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으면서, 넘어지고 뒤집어지면서 가지 않는 직장인이 어디 있겠는가. 정년을 채웠다 하더라도 80까지 90까지 흔들리지 않고 갈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기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기다리지 않으면서 맺는 열매가 어디 있겠는가? 

고은 시인이 노래했던 ‘그 꽃’을 찾았다면 ‘흔들리면서라도 그 꽃을 피워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것이 공자가 말하는 종오소호(從吾所好)의 종(從), 즉 따름이 아니겠는가? 한참을 지나 가까스로 찾은 꽃을 이제는 피워야 한다. 바람이 불고 비가 좀 온다고 해서 꽃 피우기를 포기한다면 이 세상에서 다시는 그런 꽃을 찾을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프타임에 꽃을 찾는 일은 행복한 일이다. 인생의 전반전을 마치고 꽃을 찾아보려고 하는 것은 기회를 잡는 일과도 같다. 

인생의 후반전에 꽃을 찾았다는 것은 더 없는 행복이다. 따듯하게 꽃잎 피워낼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직장에서도 대개는 해야 하기 때문에 했다. 공부도 일도 당위성이 있기 때문에, 싫어도 해야 했고 좋지 않아도 해야 했다. 학교에서는 성적이라는 멍에로, 직장에서는 월급이라는 마약으로부터 쉽사리 헤어날 수가 없었다. 성적의 멍에는 세월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고 월급이라는 마약은 명예퇴직이나 정년퇴직이라는 것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어느 것 하나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만한 것이 없었다. 그러니 내려갈 때 찾은 꽃은 자유로운 꽃이다. 그 꽃이 진짜 꽃일 확률이 높다. 그것은 멍에도 아니고 마약도 아니기 때문이다. 선택만 하면 무엇인가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의 꽃이다. 그것이 정말 공자가 말한 오소호(吾所好), 내가 좋아하는 것이기만 하다면 최고다.

분명 좋아하는 것이 잘 아는 것을 이길 수 있다. 비록 지금은 익숙하지 않아 잘 모른다고 해도,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다. 그 꽃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익숙함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고, 즐거움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설사 바람과 비에 젖더라도 꽃잎 따듯하게 꽃을 피울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억지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참고자료 : 『일하는 나에게 논어가 답하다(한스미디어, 2016)』

최종엽 칼럼리스트는 한양대학교 인재개발교육 석사, 평생학습 박사를 수료했다. 삼성전자㈜ 인사과장, 경영혁신차장, PA부장으로 일한 후 현재 잡솔루션코리아와 카이로스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인문학 강사, 공공기관 전문면접관으로도 활동하며 연간 100회 이상의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논어> 특강은 다양한 조직의 리더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강사경연대회 금상수상, 대한민국명강사(209호)로 위촉되었고, MBC ‘TV특강’, KBC ‘화통’등 여러 방송매체에서 강연 한 바 있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 코리아2020』(공저), 『원려, 멀리 내다보는 삶』 , 『논어 직장인의 미래를 논하다』, 『블루타임』, 『사람예찬』(공저), 『서른살 진짜 내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미국특보 1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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