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복주환 칼럼니스트] ‘유머’ 하면 방송인 김제동이 빠지지 않는다. 그의 화려한 재치와 입담이 담긴 ‘어록집’이 있을 정도다. 대중을 사로잡는 그의 유머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1. 편안하게 말한다

김제동은 오버하지 않고 편안하게 속삭이듯 이야기한다. 그의 말을 듣다보면 친구랑 ‘전화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 이것이 그의 스피치의 특징이다. 전화로 말할 때는 어떤 특징이 있는가? 일단 속삭이듯 말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반응을 들으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그의 멘트는 문장이 짧다. 김제동처럼 소통하는 형식으로 스피치를 하고 싶다면 전화한다는 생각으로 스피치 대본을 연습해 보자. “여보세요?”라고 말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듣고 속삭이듯 말하는 ‘통화하는 방식의 스피치’ 연습을 해보자.

“남자들은 한없이 단순해요. (청중의 반응 살피고) 얼마나 단순하면 둥근 축구공 하나를 던져주면 22명이 뛰어 다시면서 놀겠습니까. (청중 웃음) 아무것도 없는데. (청중 웃음) 공 하나 던져줬는데. (청중 웃음) 우～ 갔다가 우～ 갔다가 그물 안에 공 하나 넣어보겠다고. 넣으면 중간에 갖다 놓고 다시 시작합니다. (청중 웃음) 이렇게 단순해요.(청중 웃음) 둥근 것만 보면 환장하고, 아무 신경을 못 쓰고, 그걸 또 44만 명이 지켜봅니다. (박장대소) 공 가지고 22명이 노는 걸 우와～ (청중 웃음) 지 인생하고 아무 상관이 없는데 (청중 웃음) 아주 단순해 가지고 동그란 거만 보면 환장하도록 설계가 되어서 태어났어요.”(김제동의 <현대자동차지부 노동자방송> 강연 중에서)

2. 비유를 사용한다

김제동은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보다는 간접적으로 돌려서 말하는 거나 비유를 해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비유를 하면 이해도 쉽고, 공감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비유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다른 비슷한 현상이나 사물에 빗대어 설명하는 방식이다. 그가 술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살펴보자. 빗대어 표현하면 대상을 보다 친근하고 익숙하게 인식할 수 있다. 비유를 잘하고 싶다면 평소에 사물의 특성을 관찰하고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는 훈련을 많이 해보자. 시집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술에 대해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습니다. 술은요. 세계 5대 성인 반열에 올라야 한다 생각합니다. (청중 웃음) 예수, 석가, 마호메트, 공자, 술. (청중 웃음) 술, 주님 아닙니까? (박장대소) 술은 신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첫째, 어디에나 계십니다. (청중 웃음) 그것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박장대소) 인간이 눈치 채지 못하게 그곳에 늘 변신해 계십니다. 둘째, 때를 기다리십니다. 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절대로 빛을 볼 수 없는 냉장고 안에서 오로지 가만히 온몸에 땀을 흘리며 수행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청중 웃음)”(김제동의 <아홉시반 주립대학> 강연 중에서)

3. 풍자를 한다

풍자는 비판적인 웃음이다. 풍자는 주어진 사실을 곧이곧대로 드러내지 않고 과장하거나 왜곡, 비꼬아서 표현해 우스꽝스럽게 나타내고 웃음을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그의 스승이었던 방우정 강사의 말에 의하면 그는 젊은 시절부터 신문을 스크랩하는 등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권력자, 잘못한 정치인에 대해서는 거침없는 발언을 하는데 풍자를 해서 통쾌한 웃음을 유발한다.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풍자 개그 멘트를 살펴보자.

“높은 사람들이 되면 될수록 자기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듭니다. 일단 자기 손으로 자기 차 문을 못 엽니다. (청중 웃음) 안타깝죠? 그리고 TV 토론회 봤습니까? 아직도 자기 의자를 못 뺍니다. (청중 웃음) 제가 마흔이 넘어서 가지고 싶은 직업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의자를 빼주는 직업. (청중 웃음) 하나는 문을 열어주는 직업입니다. (청중 웃음) 그래서 의자를 끝까지 빼보는 것 (청중 박장대소) 반드시 그 의자를 끝까지 뺄 것입니다. (청중 웃음) 그 다음, 문을 안 열어주고 기다리는 것 (박장대소) 계속 안 열어주는 거 (청중 웃음)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합니다. (김제동의 <2017 청춘콘서트> 강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