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영재학교 보내는 엄마표 교육법

<사진 출처=김민주 컨설턴트>

[한국강사신문 정형권 기자]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영재학교는 <영재교육 진흥법>에 따라 우수한 과학기술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고등학교부터 과학과 수학의 심화과정과 실험 중심의 수업 등 특화된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구성해 영재교육을 실시하는 영재학교는 6개의 과학영재학교와 종합적이고 융합적 사고에 중심을 둔 창의융합적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2개의 과학예술영재학교로 구성되어 있다. 영재학교는 우수한 진학실적과 4차 산업혁명 등 이공계 인력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더해져 지원자들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영재학교에 도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두 명의 자녀를 모두 영재학교에 진학 시키고 그 경험담을 책으로 엮어 출간한 김민주 컨설턴트를 만났다. 김민주 저자는 최근 《두 아이는 어떻게 영재학교를 준비했을까》를 개정하여 새롭게 출간했다.

Q. 안녕하십니까? 어려운 시간 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본인 소개와 최근에 출간하신 책 《두 아이는 어떻게 영재학교를 준비했을까》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두 자녀를 모두 영재학교에 보낸 엄마이자 영재학교·과학고 입시전문 교육컨설턴트에요. 두 아이 모두 초등3학년 때 지역공동 영재학급에 선발되었고, 중등교육청 영재원을 거쳐, 영재학교에 진학하였어요. 그것도 우선선발로요. 저는 영재를 꿈꾸는 두 아이를 위해 교육학, 독서, 수학, 한자, 학습코칭을 공부하며 엄마표로 영재성을 길러주었고, 그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교육컨설턴트가 되었어요. 이 책은 두 자녀를 위해 엄마가 설계한 10년간의 마스터플랜과 함께 공부해 온 과정, 거기에서 깨달은 엄마의 교육철학과 스토리코치로써의 역할을 보여줍니다. 영재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영재가 되는 것 이상의 꾸준한 노력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데,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해보면 준비과정에 큰 도움이 될 거에요. 꼭 영재학교에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자녀교육에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좋은 지침이 되며, 평범한 엄마도 실천해 보고 싶은 용기가 생기는 책입니다.

Q.영재학교가 어떤 곳인지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다양한 형태의 고등학교가 있는데요, 영재학교의 장점이나 특징을 중심으로 설명해 주세요.

영재학교는 수학·과학을 좋아하고, 공부에 재능이 있으며, 과학자가 되고 싶다면 가볼만한 꿈의 학교에요. 수학·과학을 좋아하는 최상위권의 친구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으며, 각종 교외대회·국제대회의 경험과 연구 활동, 교환학생, 논문 등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요.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해 설립된 학교로 고등학교처럼 보이지만 고등학교가 아닌 영재학교이며, 고등학교 졸업과 동등한 자격이 주어집니다.

영재학교는 자율적인 교육과정, 무학년제, 졸업학점제 등이 특징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따르지 않고 영재학교만의 교육과정이 있어요. 특히 수학·과학을 많이 심도 있게 공부하구요, AP 과목이라 해서 대학에 가서 학점이 인정되는 과목을 듣기도 하고, 모든 학생들이 R&E라는 연구과목을 수강합니다. 졸업 시에는 대학처럼 논문도 작성하지요.

중1에 합격해서 중2의 나이에 영재학교에 진학할 수도 있고, 학점만 채우면 조기졸업도 가능하기에 이론적으로는 17살에 대학교 1학년이 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론 거의 없어요. 영재학교의 입학정원은 789명으로 의대가기보다 어렵다고 회자될 만큼 진학이 쉽지 않습니다. 입학 후에도 내신은 물론, R&E, 현장연구, 각종 대회,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교육과정과 치열한 경쟁 때문에 학점을 채우는 것이 쉽지 않죠. 학교에서도 중2 진학과 조기졸업을 권장하는 편은 아니에요.

Q.영재학교를 준비하려면 초등학생 때부터 수학·과학을 엄청 공부하나요? 초등학교 때는 어떻게 공부하죠?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 몇 가지를 손꼽아 주세요.

영재학교가 목표라 해도 초등학생 때부터 수학・과학을 엄청 공부하는 것은 아니에요. 초등학생은 골고루 균형 있게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영재학교가 목표든, 자사고가 목표든, 예고나 체고가 목표든 기초능력을 기르는 것은 똑같아요. ‘독서, 영어, 수학, 한자, 예체능, 컴퓨터, 제2외국어, 체험학습, 여행’ 등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경험하도록 해주세요. 초등학생 때 쌓은 베이스가 앞으로 공부를 해 나가는데 튼튼한 기초가 되며, 그때 경험한 모든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한 기틀이 될 거에요.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독서에요. 독서는 가지 않은 곳을 가볼 수 있고, 볼 수 없는 것을 상상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경험을 내 것으로 가져올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도구입니다. 창의력도 수학·과학 학습능력도 모두 독서를 통해 기를 수 있어요. 독서는 아이가 태내에 있을 때부터 시작해서, 글자를 읽기 시작한 이후에도 엄마가 계속 함께 읽어주면 좋아요. 저는 매일 잠들기 전 소리 내어 책 읽어주기를 10년 간 했는데요, 아이들의 책읽기 습관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매일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 만들기에요. 초등학생 때 기른 습관은 평생 가지요.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영어 단어 또는 수학 계산력을 하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 국어・영어・수학을 항상 일정량 공부하며, 좋아하는 예체능 한두 가지 정도 하고, 나머지 시간을 독서로 채우면 훌륭한 습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것 실컷 하기에요. 하고 싶은 것을 끝까지 실컷 해봐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알 수 있어요. 심하게 끝장 볼 만큼 열정적으로 푹 빠져 보아야 적성을 잘 찾을 수 있고, 그 경험은 또 다른 꿈의 마중물이 되어요. 엄마는 아이가 실컷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면 돼요.

Q.현재도 현장에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만나고 계신데요, 영재학교를 준비하는 부모들이 이런 것은 꼭 지켰으면 좋겠다. 주의할 점이 이것이다. 하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마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초등학생 때는 그런대로 즐겁게 공부하다가도 중학생이 되면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들 때가 여러 차례 있어요. 사춘기가 와서 힘들기도 하고, 이 공부할 감량이 되나 싶어 걱정되고, 하다가 쓸모없는 공부가 되면 어쩌나 불안하기도 하고, 슬럼프로 힘들까 염려되고, 돈만 버리는 건 아닌지 싶어요. 가성비를 생각하면 지금 영재학교 공부하느니 일반고 가서 잘 할 공부하는 게 낫지 않느냐 싶기도 하고요. 그래도 절대 부모가 먼저 포기하라고 하지는 말아 주세요.

자녀의 입장이 되어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영재학교 준비 하고 싶다는데, ‘너는 영재학교 깜냥이 아니니 그 공부 그만두고, 일반고 공부하는 게 어때?’라고 부모가 권유한다면요, 그 마음이 어떨까요? 부모가 자기를 그렇게 바라보면 세상 어디다 기댈 데가 있겠습니까. ‘네가 하고 싶은 거 어디 하고 싶은 만큼 실컷 해봐.’라고 응원하고 지지해 주세요. 만일 실패하더라도 부모가 자신을 믿어준 그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어요. 어디다가 내놔도 잘 할 수 있는 공부 힘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구요.

<사진 출처=김민주 컨설턴트>

Q.영재학교 관련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 때문이었나요?

많은 엄마들에게 책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두 자녀를 영재학교에 보냈다 하니 만나자는 분들도 계시고, 상담을 원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서 책으로 많은 분들께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싶었죠. 제가 용기를 내어 공부해 온 과정을 알려주면 다른 분들은 시행착오를 줄여 더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을 거 같았어요.

영재학교가 목표가 아니더라도 자녀의 성장과 진로를 지도하다보면 힘에 부칠 때가 많아요. 많은 엄마들이 ‘엄마 되기가 가장 힘들다’, ‘사춘기 아이가 가장 어렵다’고 하거든요. 저 또한 그랬어요. 처음엔 ‘사교육비 줄여보자’, ‘내가 도와줄 게 있겠지’, ‘선생님이 되고 싶던 적도 있잖아’라는 단순한 동기에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아이들이란 게 늘 흐트러지기 마련이어서 엄마가 같이 긴장하고 있어야 하고, 같이 책도 읽어야 하고, 픽업이 멀 땐 아이를 데려다 주고 기다려야 하니 나라는 사람은 없고 아이들을 위해 희생하기만 한다는 생각에 지치기도 하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책이 위안이 되었어요.

‘책에서 단 한 가지라도 건지는 게 있으면 하나씩 바꾸어 보자.’ 싶어 자녀교육과 관련된 많은 책을 다양하게 읽고, 배울 점이 있으면 실천하면서 차츰 제가 변화되는 것을 느꼈어요. 제가 책을 좋아하니 아이들에게까지 좋은 영향을 주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고맙게 느껴졌고, 자녀를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삶도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지나고 나면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에요. 아이와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즐겨보세요. 엄마도 같이 자격증도 따고 공부도 하면서 자녀를 잘 키운 계기로 직업을 찾으면 경력단절도 극복할 수 있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도 있답니다.

Q.책을 쓰는 것이 저자에게 어떤 의미와 도움을 주나요? 가장 도움이 되는 것들을 세 가지 정도만 정리해 주세요.

책을 통해 저는 꿈을 이룬 사람이 되었어요. ‘두 아이를 잘 키워서 책을 쓰고 싶다’는 제 오랜 꿈이었거든요. 첫째와 둘째가 지역공동영재학급에 합격했을 때부터 ‘하이멘토’에 글도 쓰고, ‘쌍용건설 사보’에 자녀교육시리즈를 연재하기도 했어요. 언젠가는 꿈을 이루고자 ‘행복한 영재 만들기’ 블로그에 아이들 키운 이야기를 늘 남겨 놓았죠. 그래도 책으로 완성하기 까지는 쉽지 않았어요. 우여곡절 끝에 책을 완성하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답니다.

책을 쓰면서 본업을 더 잘 하게 되었어요. 저는 현재 영재학교・과학고 전문 교육컨설턴트에요. 책을 쓰면서 자녀를 보낸 실전 경험뿐 아니라 이론까지 완벽하게 갖추게 되었어요. 교사자격증, 학습코치 자격증, 독서지도사, 한자능력검정 3급, 한국사능력검정 3급, 수학공부방 교사, 자기주도학습 강사 등 공부와 관련된 다양한 전문 경력을 갖고 있지만, 책이 가장 완벽해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자녀코칭법 지도, 심리상담, 입시 전 과정 지도,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컨설팅도 더 잘 하게 되었답니다.

제 자신이 사랑스럽고 제 삶이 아름다워요. 일을 잘 하든 못 하든, 돈을 잘 벌 든 못 벌든, 제 나이쯤 되면 세상이 공허하고 재미없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공허할 틈이 없어요. 책을 쓰게 되면 또 다음 책을 쓸 꿈을 꾸거든요. 다음 책 궁리를 하다 보면 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쁘고, 다시 새 글을 쓰다보면 집중하느라 즐겁고, 책 쓰는 내 자신을 보면 만족스러워요. 책 쓰기는 행복을 가져다 준 답니다.

Q.《두 아이는 어떻게 영재학교를 준비했을까》는 정말 꾸준한 사랑을 받았고, 그래서 개정 신판을 내게 됐는데요, 이 책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아울러 본인이 생각하는 잘 팔리는 책의 조건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영재학교에 가고 싶다는 두 아이의 꿈을 위해 10년간의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엄마가 스토리코치로써 함께 했다는 이야기가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요. 엄마가 처음부터 교육컨설턴트였던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엄마였지만 아이들과 함께 꿈을 꾸면서 성장하고 변화하면서 자격증도 따고 경력을 쌓아 교육컨설턴트가 된 점도 끌리는 것 같아요. 어떤 대단하고 훌륭한 전문성 있는 엄마가 아니고, 유별나게 타고난 영재성을 갖춘 아이가 아니지만, 계획을 가지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필요한 요소들을 잘 실천하면서 이루어낸 성과라는 점이 ‘나도 한 번 해볼까’ 하고 실천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지 않나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잘 팔리는 책의 조건은 읽은 사람이 추천해 주는 책이에요. 독자가 읽어보고 추천하는 책만큼 좋은 책이 있을까요? 제 책은 그렇게 퍼져나갔어요. 후기를 보고 구입하고, 지인이 추천해 주셔서 빌려보고, 선물 받아 읽어보는 식으로요. “영재학교에 보내고 싶다고 했더니 이 책을 선물해 주더라고요.” “제가 좋아할만한 책이라고 권유받았어요.” “학교 선생님들끼리 돌려본다던데요”라고 제게 이야기해준 독자들이 많았어요.

<사진 출처=김민주 컨설턴트>

Q.오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책 집필 등 본인의 행보에 대해 계획한 것들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열 명의 아이는 어떻게 영재학교를 준비했을까”는 다음 책의 가제에요. 두 명을 가지고도 이렇게 할 이야기가 많은데 열 명이면 얼마나 많겠어요. 다행히 제 주변엔 영재학교 보낸 분들도 많고 컨설턴트가 된 이후에는 제가 보낸 학생들도 있으니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고요, 쓸 일만 남았어요. 독자들도 영재학교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세요. 졸업 인원이 많지 않은데다가 입시전형이나 시험들도 비공개라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요. 영재학교를 꿈꾸는 많은 부모들과 아이들에게 꿈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 제 손으로 영재학교를 100명쯤 보내고 싶어요. 그 후엔 “백 명의 영재학교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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