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최종엽 칼럼니스트] 최근의 어떤 가수는「백세인생」이란 제목으로 이렇게 노래했다.

육십 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칠십 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아직 남아 못 간다고 하여라. 
팔십 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만 해서 못 간다고 하여라. 
구십 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전해라. 
백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우리의 삶은 무슨 색일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이버Cyber 세상이든, 실제Real 세상이든, 조금은 어두운 색을 가지고 있다. 

할 일 남아 아직 못 간다고 노래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밝고 화사한 색을 찾기란 여간해서 쉽지가 않다. 20대 세상의 색은 회색이다. 포기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20대에 가장 중요한 연애와 인간(친구)관계를 포기하고 공부를 파고들어도 해결의 틈이 보이질 않는다. 무엇을 더 포기해야만 회색이 밝은 홍색으로 바뀌게 될까? 

30대 세상의 색은 재색이다. 취업, 전직, 이직, 도대체 언제까지 직장을 옮겨야 안정을 찾을까? 연애와 인간관계 포기에 이어 결혼도, 출산도, 내 집도, 꿈과 희망도 접어야 하는 30대는 정말 너무 많은 것을 접어야 하는 시련의 시기다. 

40대 세상의 색은 갈색이다. 회사에서는 책임이 가득한 부장으로, 가정에서는 가장 무거운 짐을 지는 가장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는 뛰어난 명장으로, 모임에서는 가장 바쁜 총무로, 사회에서는 ○○위원 △△전문위원으로, 도대체 40대의 나는 나인가 남인가? 

50대 세상의 색은 황색이다. No 잡, No 머니, No 친구, No 모임 도대체 무엇이 Yes인가? 오라는 곳도 없고, 갈 곳도 없고, 돈도 없고 땅도 집도 없고, 동료도 친구도 없고, 40대에 그 많던 모임도 모두 사라져 없어진다. 검은 머리도 점점 더 없어지고, 탱탱하던 피부도 사라지고, 꿈도 희망도 의욕도 사라지는 50대를 누가 인생의 하프타임이라고 했나?

60대 세상의 색은 흙색이다. 일요일에도 산에 간다. 월요일은 하루 쉬고 화요일에도 산에 간다. 수요일에도 간다. 목요일에도 간다. 산이 아니고는 어디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금요일은 쉬고 토요일에는 산을 간다. 다리 힘은 아직 생생한데 불러주지도 않고, 갈 때도 없고 그저 말 없는 산을 간다. 6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그런데 2,500년 전 공자는 그의 인생을 지우학(15세), 이립(30세), 불혹(40세), 지천명(50세), 이순(60세), 불유구(70세)로 정의했다. 15세에 배움에 뜻을 두는 인생의 목표를 잡았고, 30세에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정도의 자격과 실력을 갖추었으며, 40세에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져 세상 그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았으며, 50세에 지천명, 인생의 목적을 알게 되었다. 60세에 귀로 들리는 모든 것이 순해질 만큼 도를 터득했으며, 70세에 마음가는대로 행동을 하더라도 세상의 법도를 넘지 않았다. 73세까지 살았던 공자가 그의 인생을 10년씩 묶어 정리했다. 

공자가 말했다. “나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30세에 섰다. 40세에 흔들리지 않았으며, 50세에 하늘의 뜻을 알았고, 60세에는 들리는 것이 모두 순해졌다. 70세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그것이 세상의 법도를 넘어서지 않게 되었다.”  - 「위정(爲政)」 편 제4장

공자가 그렇게 살았다는 것이다. 그럼『논어』를 읽고 있는 우리도 그렇게 살면 좋겠다는 말일까? 아니 좋고 나쁘고를 떠나 그게 가능할까? 15세 전후, 늦어도 중학교 졸업 전에는 배움에 뜻을 두는 인생의 목표를 잡아야 하고, 30세에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야 하며, 40세에는 그 누구에게도 그 어느 것에도 흔들림이 없는 굳고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50세에 인생의 목적을 스스로 찾아내야 하고, 60세에는 누구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이해해줄 수 있을 정도의 아량을 가져야 하며, 70세에는 마음 가는대로 언행을 해도 세상의 법도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는데 그게 공자님의 말씀처럼 가능하게 될까? 

그럼 20대는 회색, 30대는 재색, 40대는 갈색, 50대는 황색, 60대는 흙색, 70대는 무색으로 대변되는 무채색의 인생에 공자의 인생을 어떻게 연관 지을 수 없을까? 공자의 10년 인생 목표도 조금 수정을 해야 되지 않을까? 인생 빛깔과 2035년의 호모 헌드레드(100세 인간)를 감안하여 본다면 공자님에겐 조금 미안하지만 이렇게 수정을 해야 될 것 같다.

40세 명퇴, 50세 지우학, 60세 이립, 70세 불혹, 80세 지천명, 90세 이순, 100세 불유구 

나이가 아직 마흔 이전이라면 공자님의 10년 법칙을 따른다. 아직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마흔이 넘었다면 제2의 인생에 다시 한 번의 기회를 걸어본다.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이다. 15세 인생의 목표를 잡기란 금수저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했으니, 그저 부모님과 선생님이 지도하는 대로 따랐는데 결과가 그랬던 것이고, 30세 자격과 스펙과 실력을 갖추어도 정규직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어디든 들어갔던 것이고, 40세 유혹의 시험에 빠지기도 전에 명예퇴직을 맞이하니 인생 전반전이 끝이 어이없게 끝난 것일 뿐이다. 

천재일우로 세상이 좋아져 100세 시대가 왔다하니, 50세 정신을 가다듬고 인생 후반전의 목표를 다시 세워야 한다. 60세 스스로의 힘으로 참 인생을 위한 학습에 몰입하면 스스로 일어서게 된다. 70세 드디어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경지를 얻게 될 것이고, 80세 인생 목적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게 돼 행복해 진다. 90세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모든 게 아름답게만 들리니, 100세 마음 가는대로 행동을 해도 성인의 법도를 넘지 않게 될 것이다. 

※ 참고자료 : 『일하는 나에게 논어가 답하다(한스미디어, 2016)』

최종엽 칼럼리스트는 한양대학교 인재개발교육 석사, 평생학습 박사를 수료했다. 삼성전자㈜ 인사과장, 경영혁신차장, PA부장으로 일한 후 현재 잡솔루션코리아와 카이로스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인문학 강사, 공공기관 전문면접관으로도 활동하며 연간 100회 이상의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논어> 특강은 다양한 조직의 리더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강사경연대회 금상수상, 대한민국명강사(209호)로 위촉되었고, MBC ‘TV특강’, KBC ‘화통’등 여러 방송매체에서 강연 한 바 있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 코리아2020』(공저), 『원려, 멀리 내다보는 삶』 , 『논어 직장인의 미래를 논하다』, 『블루타임』, 『사람예찬』(공저), 『서른살 진짜 내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미국특보 1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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