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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겸 칼럼] 메릴 스트립이 말한다. “교감, 관객을 빠져들게 하는 연기의 핵심!"

[한국강사신문 이도겸 칼럼니스트] 긴장감이 흐르는 영화 촬영장. 곧이어 들리는 소리. “레디! 액션!” 신인배우 K는 소리를 지르며 괴로운 연기를 펼친다. “컷!” 자신의 감정연기가 부족했다고 느낀 신인배우 K는 이번엔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지르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더욱 괴로워한다. 상대배우와 스탭들도 덩달아 괴롭다. “컷! 컷! 컷!” 감독의 표정이 좋지 않다. K는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알 수 없다. 혼이 담긴 감정연기를 감독님이 알아주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스스로도 감탄했던 감정연기를 말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이 빠져들게 만드는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맘마미아> 등 매 영화마다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연기를 선보이는 할리우드의 여배우 메릴 스트립은 자신의 연기법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촬영 현장에 가서 상대 배우의 눈을 쳐다보는 순간까지 당신의 연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 결코 알 수 없다.” 연기는 상대 배우와의 교감이 아주 중요하다는 뜻이다. 연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배우와 배우가 상호교감을 통해 함께 빚어내는 것이다. 좋은 감정도 서로 잘 교감했을 때만 나올 수 있다.

‘교감(交感, communion)’이란 사실주의 연기이론의 창시자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이론에서 유래했으며, 배우가 연기하는 인물과 상황을 관객에게 전하기 위한 감수성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주변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를 생각해 보자. 상대의 눈을 보고 대화를 나눈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눈을 보면 무언가가 느껴진다. 바로 교감이다. 중요한 대화를 할 때 상대의 눈을 더 집중해서 바라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연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메릴 스트립이 말한 눈은 넓게 해석하자면 눈빛을 포함한 상대가 주는 모든 반응을 말한다. 상대배우가 주는 눈빛, 행동, 어투 등의 자극과 반응을 잘 느껴야만 좋은 감정이 생겨난다. 그렇게 생겨난 감정으로 상대 배우에게 다시 자극을 주고 반응을 주어야 좋은 연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진설명=이도겸 칼럼니스트의 연극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연기 장면>

앞에서 언급한 신인배우 K는 자신의 감정만을 표현하려 애쓴 나머지 상대와 교감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상대배우는 K의 연기에서 좋은 반응을 느끼지 못했고 주변 스탭들마저 그들의 연기에 거부감을 느꼈다. 질투든 사랑이든 고통이든 그 감정만을 보여주려 하는 것은 좋은 연기가 아니다. 메릴 스트립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먼저 상대 배우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 자신에게 취하는 행동, 말하는 어투 등을 섬세하게 느끼고 느낀 그대로 상대 배우에게 반응했을 것이다. 우리를 빠져들게 하는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관객을 빠져들게 만드는 연기를 하고 싶다면 상대 배우에게 빠져들어 상대를 보고 듣고 느껴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대부분의 장면은 사람과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연기의 기초훈련을 아무리 잘 닦았다고 할지라도 상호교감을 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연기 훈련도 궁극적으로는 카메라 앞에서 배우와 배우가 마주보고 상호교감하는 실전 상황에 적용될 수 있도록 훈련되어야 한다. 연기를 이제 시작하는 배우라면 특히 상대와 교감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오늘부터라도 내가 주변 사람과 어떻게 대화를 하는지 잘 관찰해 보길 바란다. 상대가 주는 반응에 나는 어떻게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상대에게 반응을 되돌려 주는지, 상대의 눈빛과 표정을 잘 보는지 그의 말을 잘 듣는지, 그리고 두 사람의 이야기와 감정변화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말이다. 대화하는 과정에서 나의 감정, 반응을 인식할 수 있다면 좋지만 대화 장면을 녹화해서 모니터링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관객을 빠져들게 하는 연기는 배우와 배우가 서로 얼마나 잘 교감하는가에 달려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는 연기는 더더욱 그렇다. 

 “교감이란 관객을 빠져들게 하는 연기의 핵심이다!”

이도겸 칼럼니스트  equus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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