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버터플라이의 심리칼럼

[한국강사신문 안유선 칼럼니스트] 사계절 중 봄처럼 기다려지는 계절이 있을까 싶다. 나뭇가지에 돋아나는 새순의 싱그러움이 아름답다. 봄의 기운과 함께라면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봄의 생명력에 어울리는 도전으로 마음 돌보기를 권하고 싶다. 건강한 몸을 관리하는 것만큼 건강한 마음 관리도 중요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심리상담은 심각한 정신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받는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의 복지 향상 차원에서 심리상담을 제공하는 기업이 늘어나 대상자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은 심리적으로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위한 치료 중심의 서비스였다. 지금은 심리성장을 위한 대중적인 서비스로 변하고 있다.

개인의 특성을 무시한 채 성공 사례들만 흉내 내는 식의 심리성장 프로그램은 한계가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보고 배울 것이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모습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심리상담은 자신의 객관적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심리상담에 대한 오해가 있다. 상담실에 가면 상담사가 친절하고 따뜻하게 맞아주고 무슨 말이든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줄 것이라는 거다. 심리상담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잠시만 생각해보아도 이런 오해는 금방 풀린다.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되고 덜 자란 마음을 성숙하게 하는 것이 심리상담이다. 상담사의 따뜻함과 인자함이 심리상담의 전부라 말하는 것은 상처 입은 묘목이 큰 나무로 자라는데 따뜻한 햇볕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따뜻한 햇볕보다 중요한 것이 묘목 안에 있는 생명력이다. 나아지고 성장하려고 하는 마음, 변화에 대한 동기가 있을 때 치유와 성장이 일어난다. 상담사는 변화에 대한 내적 동기가 드러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성장과 변화를 위한 동기와 함께 점검해야 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모습이다. 상담실은 알지 못했던 자신의 장점과 받아들이지 못했던 자신의 단점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상담실에서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이제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모르겠어요.”와 같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우리의 마음을 만나는 것이 어려운 이유를 박완서의 소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의 한 대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소설가 박완서가 1987년부터 1994년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수록한 책이다. 가족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네 개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되어 있으며, 주인공의 목소리에서 가슴이 메어지는 슬픔이 느껴진다.

“전엔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가 중요했는데 이젠 내가 보고 느끼는 내가 더 중요해요. 남을 위해서 나를 속이기가 싫어요.”(박완서의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중)

사회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남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다보니 내가 느끼는 것과 남이 느끼는 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 우리는 내 느낌을 감추는 행동을 자주 한다. 처세에 능한 것이고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어버릴 정도로 열심히 자신의 모습을 감추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 혹시라도 그랬다면 지금 당장 마음관리를 시작하자. 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만큼 치유적인 것은 없다. 마음관리를 결심한 당신! 상담실 문 앞에 서있다면, 자신을 회복하는 큰 걸음을 이미 한 발 내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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