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버터플라이의 심리칼럼

[한국강사신문 안유선 칼럼니스트] “사람을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것은 아마도 사랑일 것입니다.”

마음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전문가에게 마음 치유의 비밀을 물었다. 이에 대한 정신건강 전문의 이시형 박사의 답이다. 뇌과학을 연구한 전문가이기에 좀 더 과학적인 답변을 기대했던 터라 이 박사의 사랑 예찬론의 근거가 궁금하다.

사랑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옥시토신을 이해하면 이 박사의 이야기가 납득이 간다. 아기를 낳을 때 가장 많이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분만을 촉진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여성의 출산과 관련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사랑, 공감, 유대감, 배려와도 높은 관련이 있으며,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

‘사랑의 물질’은 혼자 있을 때는 분비되지 않는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엄마가 아이를 낳을 때 많은 양의 옥시토신이 만들어진다. 이때 엄마는 아이와 강하게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 아이를 향한 특별한 마음이 옥시토신을 만들어 둘 사이에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연인과 함께할 때 만들어지는 옥시토신은 둘 사이의 애정을 깊어지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인 연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양만큼 옥시토신이 만들어진다.

옥시토신은 누군가와 함께 하는 행복함을 알게 한다. 다른 사람을 믿어도 되고 그 사람과 함께라면 세상이 살아갈 만하다는 긍정적인 생각도 갖게 한다. 즉, 세상으로 나아가기 두려울 만큼 마음의 상처를 입었더라도 옥시토신을 함께 만들 수 있는 누군가를 찾을 수 있다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이시형 박사가 그의 저서 『옥시토신의 힘: 사랑의 비밀』에서 밝힌 옥시토신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첫째,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을 찾고 애정을 쏟으며 사랑이 넘치는 생활을 한다. 연인과의 관계에만 옥시토신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 이웃, 친구, 직장동료, 애완동물에게 주는 사랑에서도 옥시토신이 만들어진다.

둘째, 스킨십을 많이 한다. 엄마가 아이에게 젖을 줄 때 가능한 피부 접촉면이 넓게 하는 것이 좋다. 스킨십이 많을수록 옥시토신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연인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포옹 수와 분비되는 옥시토신 양은 정비례한다.

셋째, 동료와의 만남을 지속하라.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는 활동을 통해서도 옥시토신 분비가 가능하다. 친한 친구나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같이 하며 유대감을 경험하고 동료애를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넷째,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 사람뿐 아니라 자연과의 교감에서도 옥시토신은 만들어진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 등으로도 치유 효과가 있다.

다섯째, 감정을 건강하게 발산한다. 감정을 억제하는 것은 좋지 않다. 긍정적이던 부정적인던 감정을 표현할 때 옥시토신 분비가 원활해진다.

하지만 옥시토신을 함께 나눌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나의 친구가 되기에 연인이 되기에 충분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랑은 완벽한 대상과 하는 것이 아니다. 치유는 더더욱 그렇다. 상처 입은 마음들이 만날 때 치유가 일어난다. 가장 가까이에서 말을 건넬 수 있는 사람에게 따뜻한 이야기를 건네 보자. 그 순간 치유의 비밀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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