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열정은 재미있는 도전을 통해 더욱 활성화된다”

재미있는 도전을 통해 과학적 상상력을 키우고, 각종 공학지식을 접목 시킬 수 있는 황당한 대회가 있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누려야 하는 경제원칙을 깨고 최대의 투자로 최소의 효과를 얻어야 한다는 “루브 골드버그(Rube Goldberg) 장치” 만들기 대회가 그것이다. 

“루브 골드버그 장치"란 간단하고 단순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매우 복잡한 기기들을 사용하는 장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창문 닦는 장치를 만들기 위해 바나나 껍질, 말발굽, 물 뿌리개, 강아지, 재떨이, 물, 걸레 등을 준비한다. 지나가는 행인이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지면 반대쪽에 연결된 말발굽이 떨어진다. 그리고 물뿌리개에 연결된 줄을 흔들어 물이 뿌려지고, 그 밑에 있던 강아지가 물을 피해 집으로 들어가면 재떨이를 흔드는 것이다. 그리고 연결된 대걸레가 창문을 닦는다. 

이 장치를 고안한 ”루브 골드버그”는 퓰리처 상을 수상한 미국의 만화가이다. 첨단 기술에 회의적이던 그는 간단한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고 복잡한 기계들을 만들어 오히려 더 어렵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풍자했다. 그리고 만화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과학기술과 창의력을 익히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재미와 도전의식을 배우는 교육과정으로 활용되고 있다. 몰입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열정의 시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퍼듀대에서는 1987년부터 ”루브 골드버그 장치대회(Rube Goldberg Contest)"를 개최하고 있다. 장치들은 최소 10~20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밥을 떠 먹여주는 장치, 밥 먹을 때 입가에 묻은 것을 닦아주는 장치, 저금통에 동전을 집어넣는 장치, 알람시계 끄는 장치 등이 지금까지 등장했던 과제들이다. 지금은 수많은 광고와 영화에 등장하면서 도전과 창의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앞에서 소개했던 혼다 어코드의 “The Cog (톱니바퀴)" 광고 사례도 일종의 루드 골드버그 장치이다. 비슷한 광고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진짜 나무로 핸드폰을 만든다면 어떨까? 재미있는 생각이지만 구현은 쉽지 않을 것 같다. 2011년 샤프는 일본산 노송나무를 이용해 나무의 감촉과 냄새가 나는 휴대전화를 만들었다. 3.4인치 터치 패널에 53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하여 15,000대를 한정판으로 출시한 것이다. 삼차원 압축 방식으로 만들어 폰마다 나무결 과 색감이 다르다고 한다. 한마디로 세상의 하나밖에 없는 폰인 셈이다. 

일본의 이동통신사 ”NTT DoCoMo (도코모)“는 친환경 소재인 이 폰을 홍보하기 위해 기발한 영상을 제작한다. 44미터 길이의 나무로 제작된 대형 실로폰을 계단으로 만들고 나무공을 떨어뜨려 연주를 하는 퍼포먼스를 만든 것이다. 나무공은 가운데 부분을 오목하게 만들어 옆으로 새는 것을 방지했고, 계단을 한발 한발 내려오면서 서로 다른 길이의 나무 토막을 때리게 된다.

길이가 다른 나무 토막에서 음정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순차적으로 배치하여 음악을 만들었다. 대자연을 배경으로 진행된 이 작업은 전혀 편집을 하지 않고 3분간의 롱테이크 샷으로 담아 냈다고 하니, 영상을 만들기 위한 수많은 시도와 도전을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최고를 만들어 보겠다는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2011년 칸은 필름부문에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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