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진가록 기자] 2020년이 ‘신종 코로나’라는 불청객과 함께 흘러가고 있다. 폐렴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나라로 확산되며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고, 생필품을 사재기도 했다. 매일 아침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어가자 두려움이 사회 속으로 퍼져 나갔다. ‘확진자 동선’과 ‘사회적 거리두기’ 알림 문자가 오는 이 따뜻한 봄날에 벚꽃 핀 거리가 텅 비어있다.

모임이 취소되고 강연이 연기되자 주위의 프리랜서 강사들은 마치 ‘자가격리자’가 된 듯이 각자의 시간에 격리되고 있다. 필자 또한 지난 몇 주간 코로나에 관한 소식을 들으며 우울함을 느꼈다. ‘작가’이며 ‘프리랜서 강사’로 지내며 그토록 바랐던 휴식의 시간이 왔건만 사회의 불안함이 전해져 진정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이 전염병은 왜 시작된 것인지, 도대체 언제쯤 끝나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컸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는 저서 『인생수업』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가진 두려움은 죽음을 막아 주는 것이 아니라 삶을 가로막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인 분노, 미움, 걱정 그리고 죄의식은 두려움에서 나옵니다. 두려움을 초월하기 위해서 다른 감정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것은 곧 사랑의 감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이 두려움에 빠져서는 다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없다. 두려움은 전염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곧 다시 올 건강한 삶을 가로막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려움 초월하는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금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까? 필자가 찾은 답은 바로 ‘독서’이다.

『혼자 책 읽는 시간』의 저자 니나 상코비치는 40대 중반 갑작스럽게 암으로 언니를 잃는다. 저자의 롤모델이자 독서동지였던 언니를 잃은 아픔이 아물지 않자, ‘책으로 도피할 것’을 결심한다. 1년간 걱정하지 않고, 규제하지 않고, 돈을 벌지 않으며,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고, 읽은 책은 서평을 쓸 것을 다짐한다.

니나 상코비치는 자신보다 훨씬 더 예쁘고 똑똑하며 능력 있고, 무엇보다 삶을 사랑하는 언니 앤 마리가 죽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는 왜 살아갈 자격을 가졌는가?’라는 생각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난 이걸(삶)로 뭘 해야 하는가?’ 끊임없이 질문한다. 니나는 ‘말은 살아 있고 문학은 도피가 된다. 그것은 삶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삶 속으로 들어가는 도피이다’라는 시릴 코널리의 말을 떠올리며 책을 읽어 나간다. 책과 함께 울고 웃는다.

어떤 날에 책읽기는 쓰레기를 치우듯 두뇌를 청소하는 작업이 되고, 어떤 날에 책읽기는 해보지 못한 경험과 지혜를 선사한다. 또 어떤 날에 독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낸 시간을 어떻게 추억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며, 자신의 삶으로 돌아와 ‘지금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들고 행복과 감사를 되살려 낸다. 저자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지켜보며 마침내 언니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향한 용서를 시작한다. ‘책의 요양원’에서 저자는 슬픔을 치유한다.

“책을 통해 나는 내 삶의 모든 아름다운 순간들과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붙잡고 있는 방법을 배웠다. 그런 기억은 힘든 시간을 넘기도록 도와준다. 사랑이란 죽음을 넘기고 살아남을 수 있는 큰 힘이라는 것을, 친절함은 나와 나머지 세계를 연결하는 가장 큰 연결선이라는 것을 지금은 안다”

두려움을 이기고 슬픔을 치유할 방법은 각자 다를 수 있다. 누군가에게 그것은 그림 그리기일 수도 있고, 고양이의 등을 쓰다듬는 것일 수도 있고, 정성이 담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독서 또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을 비워내고 사랑으로 채우고 싶은 분들에게 ‘혼자 책 읽는 시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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