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저서 <내 팔자가 세다고요?(북센스, 2020)>가 던지는 메시지는 지금까지 젊은 세대와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을 ‘규정’하고 ‘평가’해온 기성사회와 위계질서의 잣대를 더 이상 따르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바로 알고, 주어진 자질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키며 ‘나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2030들에게 이 책의 출간이 반갑게 여겨지는 이유다.

“팔자 센 여자의 그 ‘팔자’, 여태 누가 규정해왔는가?” 여자가 사주를 보러 가면 듣게 되는 말은 몇 가지로 정해져 있다. 남자를 ‘잡아먹을’ 사주인지 남자를 ‘홀리는’ 사주인지, 팔자가 드센지 현모양처감인지, 자식 복이 있는지 없는지, 명리학은 시효가 다해 이제 사라져야 할 학문일까? 소위 ‘여자 팔자’ 중 가장 악명 높은 사주 중 하나인 ‘무관 사주’인 여성 명리학자인 릴리스는 아니라고 말한다.

같은 사주도 성차별적으로 해석하는 이유는 명리가 인간 역사 중 5천 년 가까운 세월을 바탕으로 한 ‘빅 데이터’로서 가부장제의 지배하에 있어왔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말해, 가부장제를 벗어나고자 하는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의 명리학자라면 성평등한 사주 풀이를 지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2030 세대가 왜 ‘케케묵은’ 명리학을 공부할까?” 사주팔자는 일반인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과 달리 ‘신점’이나 ‘점성술’과는 다른 ‘명리학’의 영역이다. 태어난 연월일시를 뜻하는 네 개의 기둥(사주) 여덟 글자(팔자)로 타고난 기질과 삶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요즘 명리학은 IT 시대에 걸맞게 새로운 콘텐츠로 재탄생하고 있으며, 애플리케이션과 유튜브 및 팟캐스트 등을 통해 2030 젊은이들 사이에 ‘사주 열풍’이 불고 있다. 매체가 훨씬 다양해진 만큼, 독학으로 명리학을 공부하여 자신의 사주를 스스로 풀겠다는 청년들도 점점 늘고 있다.

책 속에는 “상관은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무의미한 겉치레(관성이 만든 폐해)와 솔직하지 못한 것, 변화와 발전이 없는 것, 치졸하고 지질한 것들을 혐오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것을 선호했던 전통 사회에서는 기존의 룰(정관)을 깨버리려는 골칫덩어리 취급을 받았다. 상관이 발달한 사람들의 특징은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과 순수함,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며 약자의 입장에 공감하는 정의감과 세상을 더 좋은 쪽으로 바꾸는 데 한 몸 기꺼이 불사르는 순진함이다. 한마디로 충동적이고 폼나는 반항아이자 혁명가 타입이라는 이야기다.(p146)" 라고 한다.

저자 릴리스는 사주 상담가이자 타로 리더 릴리스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사주명리학 이야기를 담아냈다. 릴리스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채널 ‘릴리스의 방’은 현재 3천 명 가까운 팔로워가 구독 중이며, 특히 2030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첫 저서인 이 책에서 릴리스는 현대 사회에 맞게 사주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2030 세대가 그것을 실제 삶의 자원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꼼꼼하고도 시원하게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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