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이명길 칼럼니스트] "연애특강 현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간이 바로 ‘비대면 연애 즉문즉설’이다." 

“질문 있습니다.” 대학교 수업 중 한 남학생이 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다른 친구들은 긴급 상황처럼 강의실 밖으로 대피하고, 곧 무장경찰들과 수십 대의 경찰차, 헬기가 건물을 포위한다. 교수님께 질문한 남학생은 체포돼 조사를 받고, “완전히 멸종된 줄 알았던 것으로 알려진 질문하는 인간이 나타났다.”라며 생방송에 나오고, 신문 1면에 특집으로 나온다.

2000년대 초반 야후 YAHOO 가 만든 TV 광고이다. 야후가 세상의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주기 때문에 더는 교수님께 질문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광고다. 현재 20대라면 야후라는 브랜드조차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구글 이전에 전 세계 인터넷 시장을 평정했던 사이트가 야후다. 

야후가 그렸던 그 ‘질문이 멸종된 시대’가 현실이 됐다. 모든 것을 구글링과 유튜브를 통해 찾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스마트폰은 모든 것을 비대면으로 바꾸고 있다. 온라인 쇼핑은 이제 당연하다. 스마트폰을 통해 클릭 몇 번만 하면 가격도 싸고 들고 무겁게 다닐 필요도 없다.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면 목적지나 요금 등의 이야기를 할 필요 없이 말 한마디 없이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고, 차량공유 앱을 이용하면 차 주인을 만나지 않고 차를 빌릴 수 있다.

식당이나 햄버거 체인점에 가도 무인 주문 시스템이 많아 주문 시 점원과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타인과 대화 없이 살아가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고, 원하면 SNS를 통해 글로 의사소통을 하면 된다. 학생들이 질문을 하지 않는 시대, 아무래도 강사들의 경우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둘 다 경험한 세대가 더 많으므로 아직도 ‘대면 접촉’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스마트폰을 당연하게 사용하는 요즘 세대는 ‘비대면 접촉’을 훨씬 선호한다.

대부분 강사가 강의 종료 전 “혹시 뭐 궁금한 거 있으신 분?”이라며 질문을 유도하는데, 이때 손들고 질문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는 걸 자주 느낄 것이다. 특히 연애처럼 개인의 생각이나 연애상황 등이 노출될 수 있는 질문은 더더욱 그렇다.

이런 비대면 문화를 활용해서 연애특강 현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간이 바로 ‘비대면 연애 즉문즉설’이다. 바로 SNS나 카카오톡 오픈 채팅 등을 통해 익명으로 실시간 연애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익명으로 질문을 보내면 강사는 현장에서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한다.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바에 따르면 손을 들고 할 때보다 질문의 수가 약 10배 이상 많아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인 현상으로 이제 강의 현장에서도 청중이 편하게 느끼는 비대면 강의가 좋은 반응을 얻는다.

그리고 이런 강의 문화가 2020년에는 코로나19사태와 함께 한 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 참고자료 : (주)한국강사신문 강사연구분석센터의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20(지식공감, 201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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