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영혼이란 무엇인가?” 저자 이종건은 영혼이 쪼그라든 부박한 시대를 견디기 위해 혹은 진실로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순수했던 그때를 그리워하며, 생각을 추스르며 이 책을 썼다.

저서 <지금은 집을 지을 시간(yeondoo, 2020)>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 영혼의 문제는 뒷전에 팽개친 채 혹은 망각하거나 처분한 채 오직 경제 성장만 몰두하며 달려온 결과가 아닐까? 경제에 영혼을 바친 보상이 아닐까? 기술과 경제가 주도하는 세계에 영혼의 자리는 정녕 없는 것일까? 영혼을 정말 쓸모없는 것일까? 우리는 영혼이 없이도 제대로 살 수 있을까?

저자는 일찍이 영혼이 부재한 시대에 ‘영혼의 집’을 짓기 위해 스토이시즘을 염두에 뒀다. 스토이시즘은 번잡한 속세에서 영혼의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는 현실 세계의 지혜다. 대부분 아파테이아를 ‘금욕과 냉정’으로 오인하는 스토이시즘은 사람의 모든 사태를 우리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과 통제를 벗어난 부분으로 나눈다. 그리고 전자에 속하는 의식을 이성적으로 명철하게 유지함으로써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사태들을 고요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이종건은 이 책의 말미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물질주의와 피상적 오락에 중독된 스마트폰 좀비를 양산하는 우리의 생활 세계를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우리 내면에 구금된 영혼을 챙겨 살피는 데 있다고 역설한다. 그리하는 데 가장 효과적 방책으로 시적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 긴요하다고 덧붙인다. 우리는 늘 현실의 다급한 경제 문제로 압박받지만, 그보다 더 절박하고 절실한 것은 하루하루 인간답게 살고 인간답게 죽는 것이라며 거기에 시적 태도는 가히 필수적이라고 마무리한다.

저자 이종건은 조지아공과대학교 건축대학에서 역사·이론·비평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건축 비평지 『건축평단』을 창간해 편집인 겸 주간을 맡고 있다. 『텅 빈 충만』, 『문제들』, 『건축 없는 국가』 등 여러 권의 건축 비평서를 냈다. 에세이 『인생거울』과 『건축사건』을, 장편소설 『건축의 덫』을 썼다. 옮긴 책으로는 『차이들: 현대 건축의 지형들』, 『건축 텍토닉과 기술 니힐리즘』 등이 있다. 우리를 둘러싼 시공간과 삶의 환경을 숙고하고자 건축 비평이 아닌 다른 장르의 글쓰기도 꾸준히 시도한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