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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갑질을 허락하는 생각 바꾸기마담버터플라이 심리칼럼

[한국강사신문 안유선 칼럼니스트] 좋지 않은 행동이나 비하하는 의미로 ‘질’이라는 접미사를 사용한다. ‘도둑질’, ‘해작질’ 등이 그것이다. 그 중 제일 나쁜 ‘질’은 ‘갑질’이 아닐까 싶다. ‘갑질’이란 갑을관계에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한 행위를 말한다. ‘갑질’을 허락하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 사회의 부조리를 막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

최근 대한항공 조현민 광고 담당 전무가 유리컵을 바닥에 던졌는지 사람 얼굴에 던졌는지가 논란이다. 조 전무는 한 달 전 광고 대행사 직원에게 폭언을 하고 물이 든 컵을 던진 사실이 드러났다. 조 전무가 얼굴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다면 특수폭행 혐의가 적용되고, 물만 뿌렸으면 폭행죄만 성립된다. 물을 뿌리지 않고 컵을 바닥에 던졌다면 무혐의가 되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컵이 어떤 식으로 던져졌는지는 경찰 조사에서 명확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컵을 얼굴을 향해 던졌는지 바닥으로 던졌는지 가리는 것만큼 이 사건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조 전무는 왜 대행사 직원에게 화를 내도 된다고 생각했을까?’이다. 이 질문에 적절한 답을 찾아 그 부분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또 다른 갑질 횡포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 고개 숙인 가해자의 사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식을 넘어서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은 그래도 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은 행동을 결정한다. 이 원리를 적용해 왜곡된 생각을 수정하고 정서장애를 완화하며 해로운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 인지행동 치료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은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이 있으면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업무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우리의 생각은 어떤 행동까지 허락하고 있을까?

조 전무는 자신의 경솔한 행동이 업무 열정 때문이었다고 한다. 일을 잘 하려다보니 벌어진 일이고 나쁜 의도가 없었음을 이해해 달라는 말이다. 하지만 업무에 대한 열정이 크다고 고성과 폭언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일을 잘하려 했다면 자기 직책에 걸맞은 리더십을 발휘했어야 한다. 언론에 보도되는 조 전무의 언행은 업무를 잘하기 위한 권위 있는 리더십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저 터져 나오는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쏟아내는 것으로만 보인다. 화가 나더라도 사람들을 모욕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물벼락 갑질’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갑이면 갑질을 할 수도 있고, 을은 참고 사는 법인데 대한민국이 이상해졌다”는 인터넷 댓글을 보았다. 이 댓글대로라면 갑질은 정당하다. 억울하면 출세하고, 출세가 어려우면 참고 살라는 식의 생각은 갑질의 횡포에 힘을 싣는다. 갑과 을의 패러다임으로만 세상을 보고 갑과 을에게 계약서에 언급되지 않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갑질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갑은 을에게 화를 내고 모욕할 권리가 있음’이라는 조항이 머릿속에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 우리는 ‘땅콩회항’이나 ‘물벼락 갑질’ 사건 앞에서는 갑의 횡포에 분개한다. 하지만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는 갑질하는 갑이 되거나 갑질을 참아내는 을이 되기도 한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권리를 갑에게 부여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보자. 또 우리나라에서 갑질이 사라지기를 기대해보자.

 

 

안유선 칼럼니스트  madame_butterf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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