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꿈 많던 사회초년생에서 이제는 나름 회사에 익숙해진 요즘. 그사이 당신은 어떻게 달려졌는가. 여전히 일요일 밤은 좀 우울하고, 아직도 일하다 감정을 다치진 않는지. 이놈의 회사 때려치우겠다며 산 로또가 꽝인 걸 알고는 약간 침울해진 채로 월요일 아침을 맞지는 않는지. 그래도 다시 로또를 구매해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다가올 주말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는지.

저서 <로또는 꽝이고 내일은 월요일(홍익출판사, 2020)>은 정규직, 계약직, 프리랜서로 어느덧 11년 차 노동자로 살아온 저자 이하루의 에세이다. ‘작고 귀여운 월급’으로 카드값 막기에 급급해하고, 병원 가는 바람에 ‘순삭’된 월차 같지 않은 월차에 속이 타고, 월급은 ‘욕 값’이라고 조언하는 부장에게 찍소리도 못하는 모습까지, 전혀 낯설지 않은 그의 회사생활이 펼쳐진다. 그렇지만 그토록 웃픈 기록들을 거침없이 쏟아낸 이 책은 섣불리 퇴사를 권하지 않는다. 돈에 눈먼 세상에서 당신 대신 밥벌이를 해줄 게 아니기에, 씩씩거리면서도 씩씩하게 출근하는 법, 일요일 밤 덜 뒤척일 색다른 조언을 건넨다.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내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까. 일의 의미가 무언가 거창한 것을 깨닫거나 감동하는 것이 아닌, 어쩌면 자신의 삶을 의심해볼 소중할 기회일 수 있음을 얘기한다. 이제는 현실에 징징거리는 데 지친 당신에게 아주 약간의 용기와 희망을 품는 방법을 알려준다. 출근해야 하는 월요일 아침을 피할 수는 없지만 기어코 돌아오는 주말도 있듯이, 당신의 노동인생에도 불행뿐 아니라 행복도 여전히 있음을 말이다.

책 속에는 “열심히 살면, 열심히만 살면, 외로워진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사람들이 있고, 불경기에도 일이 있고, 퇴근 후에는 돌아갈 집과 가족이 있지만, 외롭다. 애써 힘을 내야 하는 월요일은 괜히 더 외롭다. 그래서 용기가 가장 필요한 요일이 아닐까 싶다. 일과 삶 사이에 선을 그을 용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용기, 스스로 힘을 낼 용기, 열심히 살면서도 외로워지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p.47)”라고 한다.

저자 이하루는 기자, 카피라이터, 기획자, 사내방송 작가로 10년 넘게 글쓰기로 밥벌이를 해왔다. 주로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의 인생을 글로 옮기거나 그런 사람들이 할 얘기를 글로 정리하는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글로 옮겨지는 인생은 따로 있는 걸까? 작고 시시한 삶은 글감이 될 수 없는 걸까? 내 하루를 글로 써보면 어떨까? 궁금해서 직접 에세이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시작은 비정규직 직장생활 얘기였다. 목표가 있다거나 무엇을 바라고 시작한 글쓰기는 아니었다. 한데 이 글들이 가져온 결과는 이랬다. 제4회 카카오 브런치 프로젝트에서 상을 받았다. 2018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됐다. 요즘은 내 삶에는 쓸 이야기가 없다며 남의 인생만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권하고 있다.

11년 차 노동자. 정규직, 계약직, 프리랜서로 그때그때 불러주는 회사에서 일했다. 얼굴에 삶이 녹아든다던데 직장생활을 할수록 새치가 늘고, 주름이 깊어지고, 눈빛은 탁해지며, 입은 더 튀어나와, 인상이 확 바뀌었다. 덕분에 회사에 앙금이 좀 있다. 하지만 회사는 미워해도 회사 사람은 미워하지 않으려 애쓴다. 너도나도 한낱 노동자일 뿐이잖아 하는 마음으로 참는다. 이런 녹록지 않은 직장생활 중에 『나는 슈퍼 계약직입니다』, 『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 그리고 『로또는 꽝이고 내일은 월요일』까지, 세 권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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