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재은 칼럼니스트] 봄이 진즉에 온 줄 알았는데 때 아닌 눈이 오고 찬바람이 몰아치니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다. 세상에 없는 것 3가지를 들라면 ‘많은 월급’, ‘좋은 상사’, ‘예쁜 마누라’라는 씁쓸한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여기에 ‘4월의 봄’도 하나 끼어 넣어야 할 듯 하다.

복잡다기한 세상을 들여다보면 없는 듯 하면서 있는 게 있고, 있는 듯 하면서 없는 것도 있다. 사랑이 없다며 울부짖지만 누군가의 사랑으로 큰 힘을 얻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를 신뢰하여 어떤 결정을 했다가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람은 믿을 사람이 없다며 한탄하기도 한다.

그런데 있고 없고의 시비를 떠나 진짜로 없는 게 3가지가 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아갈 뿐인 것 말이다.

그 중의 하나가 비밀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 어떤 것도 감추려 하지만 당장이 아닐 뿐 끝내 드러나고 만다. 둘만의 비밀로 했던 수많은 것들이 드러나 낭패를 겪거나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지 않은가. 양심을 저버린 것, 누군가를 속인 것도 마찬가지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한다고 하지만 그 새와 쥐는 물론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거나 누군가에게 드러난다는 사실, 세상은 참 신기하고 어떤 면에서 보면 공평하기 까지 하다. 다만 내가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할 뿐이다. 요즘처럼 웬만한 것이 다 공개되는 마당이니 더욱 그러하고. 그러니 이제 ‘비밀은 없다’는 진리가 내 삶에 자리 잡도록 하면 어떨까.

두 번째는 정답이다.

워낙 오랜 시간동안 정답만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와서 그런지 몰라도 자신도 모르게 ‘정답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거기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잘못 살고 있다고, 틀린 삶을 살고 있다며 힘들어 하고 괴로워한다. 게다가 자신의 삶은 물론 다른 사람의 삶까지 간섭하며 ‘너는 틀렸다’며 ‘정답인생’을 강요하기도 한다.

정답이란 게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어떤 상황, 어떤 시기에 따라 그리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정답은 일시적인 것이 된다. 지구별의 70억이 넘는 사람들 중 똑같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삶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 생각의 울타리를 고집하다보니 ‘정답’을 운운 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각자의 삶에 따라 길이 있는 법이고, 굳이 표현한다면 각자의 명답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정답이 아닐까 싶다.

세 번째는 공짜이다.

이것이야말로 비밀로 하고 싶은 것, 아니 정답이라고 주장하고픈 것이다. 앞의 ‘비밀’이나 ‘정답’보다도 더 ‘꼭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작용을 온몸으로 느끼며 사는 게 인생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까. 무임승차, 불로소득 등 어떻게 하면 적은 노력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공짜의식은 거의 본능에 가깝다. 수많은 사기사건이나 보이스피싱이 일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니 공짜심리 하나만 잘 다스려도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우리네 삶은 비밀이 있는 양 누군가를 감언이설로 속이기도 하고 정답이 있는 양 자신만이 옳다고 우기면서 큰소리를 친다. 그리고 공짜가 있는 양 양잿물도 마실 것처럼 달려든다. 비밀, 정답, 공짜, 있는 듯 하지만 없는 것, 이 이치를 내 삶에 가져온다면 다른 삶, 새로운 삶이 열리지 않을까.

이 엄청난 것을 그냥 내어주며 뭘 받을까, 바로 실천에 들어간다. 세상엔 공짜가 없는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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