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최종엽 칼럼니스트] “인문학이 필요한 시민이 점점 늘고 있다.”

2020 인문학의 열풍은 실천인문학 혹은 대중인문학으로 부를 수 있는 시민인문학에 있다. 대중 속에 깊이 파고들어 인문학적 담론을 구성하고 사람 사이의 대화를 주도하는 학문으로 우리 국민 전체가 진정한 의미에서 인문적으로 사유하고, 교양 있는 시민이 되는 일이 바로 시민인문학이 가야 할 길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

개인주의와 상업주의가 만연할수록 더 나은 인간의 삶과 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해답을 추구하는 인문정신이 더욱 필요하다. 또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인문학적 지식과 사유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논의에 비추어 보면 대학의 순수인문학보다는 실천인문학인 시민인문학이 인문정신을 더 잘 구현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지난 70여 년의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역동의 시기였다. 1953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로 출발했다.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가난했던 우리나라는 불과 30여 년 만인 1994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경제는 이후에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2007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했고 2018년 3만 달러를 넘어 경제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인구가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은 ‘30-50클럽’의 일원이 되었다. 일본이 1992년 최초로 가입했고 미국 1996년 영국 2004년 독일 2004년 프랑스 2004년 이탈리아2005년 등이 뒤를 이어 세계 7번째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2019년 유엔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9점을 받아 54위에 랭크되었다. 기대 수명 9위, GDP 11위, 1인당 국민소득 27위로 상위권에 올랐지만 인생선택 자유도 144위, 부정부패 100위, 사회적 지원 91위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음에도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다. 

특히 ‘당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선택하는 자유 정도에 만족하느냐’는 세부 질문에 가장 취약했다. 인생선택자유도에서는 144위였다. 핀란드가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스위스가 뒤를 이었으며 아시아 국가 가운데는 타이완이 25위에 올라 가장 순위가 높았고 싱가포르 34위, 태국 52위를 기록했다. 

아버지의 부와 권력이 자식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현실에, 대학입시가 인생의 순위를 결정하는 방향타가 되고 취업이 인생의 질을 정하는 결정타가 되기에, 아직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노량진 공무원 학원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인지도 모른다. 취업과 결혼 또한 정해진 커리어를 따라 살아가게 하는 큰 요인으로, 선택의 자유가 없는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오늘의 현실을 보여준다. 

그동안 우리는 인문학을 챙겨볼 여유가 별로 없었다.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세계 10위권의경제 강국으로의 변화가 어디 그렇게 만만한 일이었던가. 경제개발이라는 기치 아래 과학과 기술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술 인력이 상한가를 칠 수밖에 없었고 대학의 기능도 거기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정보통신과 과학기술의 혁명이 중시되던 사회에서 인문학의 쇠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우리는 행복을 빵과 바꾸어 버린 모양이 되었다. 돈을 갖게 되었지만 행복을 얻지는 못했다. 자살하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출산율은 세계 최저를 기록하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그 저점으로부터 인문학의 미풍이 일어나게 되었다. 자유롭게 살아가는 방법이 궁금했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으며 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기 시작했다. 

평생학습중심 인문학의 수요와 공급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인문학 수요가 커짐에 따라 실용인문학을 강의하는 강사 또한 가하고 있다. 기업 관리자, 경영자 중심의 경영인문학의 수요 증가와 함께 전국의 평생교육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문학 강의 역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인문학의 발굴과 번역, 해석과 같은 전문분야의 연구는 당연히 전문 학자들의 몫이지만 그것을 필요성에 따라 정리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강사들의 몫이다. 아직 인문학 강사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여전하다. 인문학 전문가가 아닌 강사의 강의는 편협한 시각을 양산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분명히 있는 것도 사실이다.

※ 참고자료 : (주)한국강사신문 강사연구분석센터의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20(지식공감, 2019.10.9.)』

최종엽 칼럼리스트는 한양대학교 인재개발교육 석사, 평생학습 박사를 수료했다. 삼성전자㈜ 인사과장, 경영혁신차장, PA부장으로 일한 후 현재 잡솔루션코리아와 카이로스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인문학 강사, 공공기관 전문면접관으로도 활동하며 연간 100회 이상의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논어> 특강은 다양한 조직의 리더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강사경연대회 금상수상, 대한민국명강사(209호)로 위촉되었고, MBC ‘TV특강’, KBC ‘화통’등 여러 방송매체에서 강연 한 바 있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 코리아2020』(공저), 『원려, 멀리 내다보는 삶』 ,『일하는 나에게 논어가 답하다』, 『논어 직장인의 미래를 논하다』, 『블루타임』, 『사람예찬』(공저), 『서른살 진짜 내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미국특보 1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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