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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할 만한 취미: 신간도서 읽기] 오은의 산문집 <다독임> “마음을 끄덕이게 하는 이야기!”

[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저서 <다독임(난다, 2020)>은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시인 오은이 여러 매체에 쓴 글 가운데 모으고 버린 뒤 다듬은 일련의 과정 속에 남은 이야기들을 발표 시기에 따라 차례로 정리하여 묶은 산문집이다. 저자는 특유의 성실성으로 세상 돌아가는 회오리 속에 제 몸을 던져 제 눈이 맞닥뜨린 일상을 기록했다.

이 책이 기록한 2014년부터 2020년은 우리 정치 역사 경제 문화 등의 변모 곡선이 다양하게 그려져있다. 특히나 시인은 그 사이에 아팠던 사람들, 사랑했던 이들을 꽤 떠나보내는 일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시인과 평소에 가까웠던 고 황현산 평론가나 고 허수경 시인, 그리고 시인의 아빠와의 추억을 자주 이 책에 부려놓음으로써 슬픔을 공유하고 있다.

작가는 “다독이러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돌아보는 일, 지난 10여 년간, 나는 돌아보는 사람이었다. 막힘없이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주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보이지 않는 벽이 앞을 가로막는 일이 많았다. 그때마다 반사적으로 돌아보았다. 나를 도와줄 사람을 찾을 때도,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할 때도, 혹여 놓친 것은 없는지 살필 때도 나는 늘 뒤를 향해 있었다.”라고 말한다.

저자 오은은 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항상’의 세계 속에서 ‘이따금’의 출현을 기다린다. ‘가만하다’라는 형용사와 ‘법석이다’라는 동사를 동시에 좋아한다. 마음을 잘 읽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와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김수인 기자  suinkim07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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