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전업주부로 아이들만 키우다가 몇년 전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는 인간관계가 참 힘이 들었다. 항상 조심해야 하고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라 스트레스도 받았다. 실수를 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다 모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는 늘 후회가 되었다. 말을 너무 많이 한 것은 아닌지, 푼수처럼 들떠서 떠든 것은 아닌지 말이다.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 때는 ‘다음에는 아예 말을 하지 말고 웃고만 있어야지’ 하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렇게 좌충우돌 부족한 내가 인간관계를 조금이라도 잘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책을 읽으면서 노력해보았다. 개인적으로 실천해 본 것 중 효과적이었던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이른바 ‘인간관계의 법칙’이다.

1. 경청한다.

나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상대방이 신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상대방의 이야기에 무조건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이야기하다 재미있는 분야가 나오면 추가로 질문을 던져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 메모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질 때는 “너무 좋은 이야기인데 적어도 될까요?”라고 질문해도 좋다.

나의 경험상 ‘적지 말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종이에 메모하면서 설명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이 메모장 가져가도 되겠느냐고 물어도 좋다. 자신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다 못해 메모까지 챙겨가는 사람을 어찌 안 좋아하겠는가? 분명히 또 만나자고 연락이 올 것이다.

2. 부자에게 밥을 사라.

누군가를 만나면 늘 내가 밥값을 냈다. 상대가 엄청난 부자라도 말이다. 귀한 시간을 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고, 그만큼 내가 그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메시지의 전달이었다. ‘부자니까 상대방이 내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위험하다. 그 사람은 나에게 밥을 사려고 돈을 번 것이 아니니 말이다.

3. 내가 먼저 존경하고 사랑한다.

요즘은 SNS나 책을 통해서 사람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도 많다. 내가 먼저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는 상대를 찾기가 그만큼 쉬워졌다는 말이다. 지인에게도 친구에게도 SNS로 댓글을 달면서 사랑을 표현하면 좋다. 책을 읽었으면 저자의 SNS에 감사하다고 댓글을 달거나 이메일로 애정을 표현해보자. 내가 먼저 존경하고 사랑하면 결국에 그것이 다 나에게로 돌아온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들을 닮고 또 그들과 어울릴 수도 있게 된다.

4. 할 말, 못할 말을 반드시 구분한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보면 다양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좋은 이야기도 하지만, 험담이라든가 근거 없는 낭설을 나누기도 한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분도 가지 않는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재미로 떠들면 곤란하다. 자신의 신뢰도만 깎아먹기 십상이다. 또 남의 험담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없으면 나를 험담할 가능성이 높으니 그리 친하게 지내지 않는 것이 좋다.

5. 내가 조금 손해보더라도 상대방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엄청난 손해와 이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친구들과 쇼핑할 때 동시에 같은 물건을 잡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조금 양보하고 상대방에게 이익을 준다. 사실 지나고 나면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욕심을 부리면 쪼잔한 사람이 된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고 오래도록 잘 지낼 사람이라면 상대방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6. 위로가 먼저, 조언은 그다음에.

가까운 사람한테 속상한 일을 털어놓았는데 ‘그건 니가 잘못했네’라고 이야기하는 것만큼 야속한 일이 없다. 아이가 울면서 엄마한테 맞았다고 하는데 ‘니가 맞을 짓 했으니 맞았겠지’ 하는 반응을 보이면 얼마나 배신감을 느낄까. 나의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잘못하거나 실수해도 편을 들어주자. 그 사람도 바보가 아닌 이상 자기가 어느 정도 잘못했고 실수했는지 속으로는 다 안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일단 위로를 줘야 한다. 잘못을 지적하며 조언을 주는 건 그다음의 일이다.

7. 사람을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아무리 내가 상대방에게 잘했어도 애초에 사람 보는 안목이 없었다면 꽝이다. 나와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지, 나를 잠시 이용했다가 떠날 생각인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사람을 좋아해서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결과가 반대로 되었을 때는 많이 속상했다. 최선을 다하고도 상처받은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돌이켜보니 그냥 나랑 안 맞는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말 나와 인연이 되는 사람은 내가 특별히 잘하지 않아도 내 곁에 있어주었다.

내가 힘들게 노력해야 겨우 유지되는 그런 관계는 많이 힘들다. 서로 편하게 이해하고 사랑하며 잘 지낼 수 있는 사람과 인연을 맺는 것이 가장 좋다. 사람 보는 안목을 기르려면 어쩔 수 없이 나쁜 사람도 겪어봐야 한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상처받는 일이 있더라도, 안목을 기르는 중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인간관계는 아픔과 상처를 통해서 더욱 성숙해지는 것 같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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