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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돈 칼럼] 실용·비즈니스 글쓰기, “생각의 지도를 그려라”윤코치연구소 윤영돈 코치의 글쓰기 신공 이야기

[한국강사신문 윤영돈 칼럼니스트] “글쓰기는 쉽다. 나는 그저 내 혈관을 쪼갠 후 말이 종이 위로 흘러나오게 할 뿐이다.” -앨런 베넷

옛날 작가들은 글 구상을 할 때 ‘구양수 베개’를 베고 잤다고 한다. ‘구양수 베개’란 울퉁불퉁한 옹이가 여기저기 박힌 목침을 말한다. 이 목침은 불편해서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구양수(歐陽修, 1007~1072)는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선잠 속에서 평상시에 생각할 수 없었던 문장들을 떠올렸다. 그는 시를 쓴 뒤 벽에 붙여 놓고 방을 드나들 때마다 고쳤다고 한다. 나중에는 원래 쓴 글에서 단 한 글자도 남지 않았다고 하니 얼마나 고쳤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남들이 편안한 베개를 베고 달콤한 잠에 취해 있을 때 한 구절을 위해 잠 못 자고 고민했음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구양수는 4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함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빈곤한 생활 속에서도 어머니는 엄하게 글공부를 시켰고, 그 덕분에 그는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서게 되었다. 구양수는 범중엄(范仲淹, 989~1052)이 주도하는 정치 개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였다. 범중엄이 관직을 잃게 되자 구양수도 개인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부패한 권력자를 비난하다가 좌천당했다. 개혁 정책에 동참했을 때는 인재를 발굴하는 일에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 인재들이 재능을 맘껏 펼칠 기회를 얻고 출세할 수 있었다. 그가 소식(蘇軾, 1937~1101)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며 천거하니 누군가가 말했다.

“소식은 재능이 너무 뛰어난 사람입니다. 만일 그를 천거하신다면 10년도 지나지 않아 세상 사람들은 구양수라는 존재를 까맣게 잊은 채 소식만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러나 구양수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더니 아무런 사심 없이 소식을 천거하도록 도와주었다. 소식은 이러한 구양수의 넓은 아량과 고마움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 구양수가 죽은 뒤 소식은 고마움의 감정을 절절이 아로새긴 추도문을 남겼다. 한 세대를 풍미한 구양수는 ‘자신이 나서고 싶을 때 먼저 남을 내세우며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싶으면 먼저 남이 목적을 달성하도록 한다.’는 인생 철학을 직접 실천으로 옮겨 후세 사람들의 존경과 숭배를 한 몸에 받았다.

구양수는 삼상(三上), 즉 마상(馬上), 침상(枕上), 측상(厠上)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했다. 마상은 말 위에서 좋은 생각이 잘 떠오른다는 말로, 오늘날로 치면 지하철이나 길거리를 걷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과 같다. 침상은 잠자리에서 좋은 생각이 잘 떠오른다는 말로, 잠이 들기 전이나 아침에 막 깨어났을 때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을 말한다. 측상은 측간(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구양수가 이야기했던 삼상은 책상에서 벗어나서 부교감신경을 자극했을 때 아이디어가 더욱더 잘 떠오른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프로이트는 “사고는 마치 장군이 휘하 군대를 행동시키기 전에 지도 위에 작은 모형들을 움직여 보듯이, 적은 양의 에너지로 하는 실험적인 행동이다.”고 말했다. 실제 행동하기 전에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은 작은 모형을 움직여 적은 양의 에너지로 실험을 하는 것이다. 

생각의 지도를 그리는 방법으로 생각나는 대로 아이디어를 내놓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말하는 내용을 글로 써 놓고 다듬는 ‘브레인라이팅(Brain-writing)’, 전체 핵심어를 적고 그것에 확산하여 덧붙이는 ‘마인드맵(Mind map)’,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 보는 ‘비주얼 씽킹(Visual-thinking)’ 등이 있다. 

생각에 지도를 그리듯 종이에 직접 그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음 편에서는 필자가 16년 동안 쓰고 있는 박스 라이팅(Box writing)을 소개하겠다. 박스 라이팅 기법이란 박스 속에 글을 넣어서 표현한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적용해 보면 효과적으로 아이디어를 생산할 수 있다. 

※ 참고자료 : 『글쓰기 신공 5W4H1T : 아직도 글쓰기가 어려운가? 공식대로만 쓰면 된다(경향미디어, 2017)』

윤영돈 칼럼니스트는 비즈니스 글쓰기 전문가·윤코치연구소 소장·비즈라이팅스쿨 대표 코치다.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문예콘텐츠)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학교 종합인력개발원 초빙교수, 성신여자대학교 경력개발센터 겸임교수, 문서서식 1위 비즈폼 부설 연구소장, 하우라이팅 대표 컨설턴트 등 다양한 현장을 경험했다.

2002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비즈라이팅 실무 정규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연수원, 서울시인재개발원, 경기도인재개발원 등 공무원 대상 보고서 교육, 삼성전자, 삼성SDS, LG전자, 포스코, SK, KT 등 신입사원 및 승진자 대상 보고서 교육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공저), 『자소서&면접마스터』(공저), 『상대의 마음을 훔쳐라! 기획서 마스터』, 『한번에 OK 사인 받는 기획서 제안서 쓰기』, 『자기소개서 작성법 특강』, 『자연스럽게 YES를 끌어내는 창의적 프레젠테이션』, 『30대, 당신의 로드맵을 그려라』(한국문학번역원 주관 ‘한국의 책’ 선정, 중국어 번역 수출) 외 다수다. 

김장욱 기자  together@lecture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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