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우울증은 어디에도 속 시원하게 말할 곳이 없는 비밀스러운 고통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죄책감에 괴로워하다가 덩달아 우울의 늪에 빠진다. 이 책은 우울증 환자의 가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부모나 가족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병이자 끝내는 통과할 수 있는 터널일 뿐이라고 말이다. 어떤 아름다운 보석보다 빛나던 딸이 차츰 빛을 잃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은 아픈 자식을 둔 부모만이 느낄 수 있다.

저서 <오늘도 나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이담북스, 2020)>의 특징은 다른 우울증 극복 도서와 달리 우울증 환자를 지켜보는 가족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우울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거나, 검색만 해도 흔히 알 수 있는 극복방안과 같은 내용을 담지 않았다. 오로지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을 담아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매일 딸의 눈치를 살피는 엄마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얼른 일기장 첫 페이지를 함께 넘겨보자.

책 속에는 “나는 딸의 우울증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아니 숨기려야 숨길 수가 없다. 아이가 살려달라고 큰 소리로 아우성을 치는데 어떻게 숨길 수가 있나. 불행 중 다행히도 딸은 전쟁 중인 자신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보여준다. 고통을 침묵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감안하면 희망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미치기 직전이라고, 계속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아이는 온 마음과 온몸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저러다 말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했었다. 인생이 어떻게 매일 맑은 날만 있을까. 조금 참고 지내다 보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살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p.50)”라고 한다.

저자 김설은 2년 전에 우울증을 진단받고 치료 중인 23살 딸의 엄마이자, 시시콜콜한 글쓰기가 취미인 평범한 사람이다. 남의 일 같던 우울증이 딸의 인생에 갑자기 끼어들고부터 딸과 함께 우울과 불안을 극복하고 있다.

번번이 울고, 어쩌다 웃는 일상은 반복되고 있지만, 희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우울 관찰 일기를 쓴다.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는 꿈을 꾸며 살았지만, 딸의 우울증이 계기가 될 줄은 몰랐다.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면 조금 더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볼 걸 하고 후회하는 중이다. 여전히 매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면서 남의 글을 훔쳐보고 기록을 남기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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