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박종하 칼럼니스트] 최근 라틴어수업이란 책을 읽었다. 그 책에서 있었던 ‘나는 욕망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Desidero, ergo sum 데지데로 에르고 숨)’라는 스피노자의 명언이 마음에 남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 코기토 에르고 숨)”라는 명언이다. 유명한 두 철학자가 같은 형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는 것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우리도 한번 만들어보자. 나는 (      )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은가?

데카르트(1596년~1650년)의 명언은 우리에게 자신의 생각으로 세상을 사는 것이 가장 인간으로 존중 받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시대적으로 그가 살았던 17세기 초에는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을 꺼렸다. 종교지도자나 권력자들의 생각에 복종하고 순종하며 그들의 지시대로만 살았던 것 같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고 주장하여 종교재판을 받았던 때가 1633년이다. 종교 지도자의 지시와 통제 안에서만 살던 그 시대의 사람들은 내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닌, 지도자들의 지시와 통제를 따르는 삶이 올바른 삶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의 삶에 데카르트는 자신의 생각을 갖고 자신의 판단과 결정으로 주도적인 삶의 사는 것이 인간의 존엄을 갖고 가장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오늘을 사는 우리도 되새겨야 한다. 내가 존엄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정해놓은 생각을 따라가기만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지시와 통제를 따르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스피노자(1632년~1677년)가 말하는 “나는 욕망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Desidero, ergo sum 데지데로 에르고 숨)”라는 명언 또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내 삶의 태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스피노자는 내가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은 자신의 욕망을 파악하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 욕망을 억누르지 말고 발현하고 실현시키라는 충고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받은 교육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자신의 욕망을 죽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말고, 저렇게 하지 말고” 등의 교훈을 주로 듣지 않나? 때로는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듣는 많은 충고를 생각해보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억누르고 욕망을 죽이며 살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그냥 남 눈치 보며 찌질하게 조용히 살다가 죽어라”이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소중한 인생을 가치 있게 사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말이다.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행복의 공식이 있다. 행복은 원하는 것 분에 가진 것이라는 분수의 형태로 표현된다. 분모에 원하는 것, 분자에 가진 것을 써놓고 이것이 행복인데 이 값을 크게 하기 위해서는 분모를 줄이고 분자를 키워야 한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줄이고 가진 것을 늘려가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나는 이 행복의 공식이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욕망을 줄이고 소유를 늘린다는 것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욕망을 줄이는 사람은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소유를 늘릴 수 없다. 바라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겠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욕망 자체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바로 얻어지지 않아도 낙담하고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목표를 갖고 하루하루를 현명하면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일 거다. 그런 과정의 결과로 내가 가진 것이 늘어나는 것이다.

친구들과 ‘나는 (    )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에 대하여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요즘 마라톤에 푹 빠져있는 친구는 “나는 달린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했고, 최근 책의 원고 작업이 쫓겨 있는 친구는 “나는 쓴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이야기에 가치 있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덧붙였다. 우리도 한번 만들어보자. “나는 (    )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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