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일이 늘 그러하듯, “생명의 다리”를 만드는 일 또한 결코 쉽지 않았다고 한다. 마포대교는 서울시에 속해있기 때문에 서울시의 협력 없이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작팀은 2012년 3월 서울시 시민 소통과의 브리핑을 시작으로 소방방재본부, 도시안전본부, 한강사업본부 등 관련 부서의 담당자들을 직접 만나 협조를 구했다. 서울시는 “생명의 다리”가 현재 추진 중인 한강 교량 “스토리텔링”프로젝트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고, 2012년 8월 삼성생명과 “생명의 다리”조성 건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생명의 다리” 프로젝트의 초석을 다지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시라는 산을 넘자마자 더 많은 장애물들이 나타났다. “생명의 다리”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 하나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고 한다. 2.2Km의 긴 다리에 과연 어떠한 메시지를 새겨 넣어야 할 것인가? 다리로 들어오는 진입로에 따른 에피소드의 배치, 카피가 역방향으로 읽히는 문제, 사람들의 보폭에 맞는 카피의 간격을 결정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한다. 

뒤돌아 보면 제작팀은 최초의 시도인 만큼 오랜시간 광고주를 설득해야 했고, 수많은 서울시 관련 부서 담당자들을 만나 협조를 구하고, 서울 시장까지 보고를 하면서 본 프로젝트의 당위성을 납득시켜야만 했다. 최적의 카피와 에피소드 그리고 사람의 움직임에만 반응하는 새로운 개념의 센서를 개발해야 하는 난제를 해결해야 했다. 이 모든게 세계 최초였고,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었다.

광고의 역사를 바꾼 최초의 축제라 불린 2013년 칸 광고제! “생명의 다리”캠페인은 이곳에서 티타늄 1개, 골드 2개, 실버 2개, 브론즈 4개 등 총 9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단일 출품작으론 국내 최다 칸 수상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티타늄 & 인티그레이트(Integrated)부문의 티타늄상은 기존 광고의 틀을 벗어난 창조적 형식의 캠페인에 수여되는 상이다. 

이 당시 5개의 캠페인에게 수여된 티타늄상을 거머쥔 캠페인 중 아시아권 수상작은 “생명의 다리”가 유일했다. 또한 애드페스트, 클리오, 원쇼, 스파익스 아시아에서 금상과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혁혁한 성과를 냈다. 만약 포기할 만큼 힘든 과정 속에서 제작팀들이 서로 눈치만 보며 실행을 하지 않았다면 이 영광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과 마음가짐이 없었다면 세상은 결코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생명의 다리”는 아이디어에서부터 결과물까지 너무나 잘 만들어진 하나의 완성된 컨텐츠이기에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또 사랑 받았다. 그들은 말한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거대한 프로젝트로 발전시키고 그것을 실현시킨 과정을 되짚어 보면서 좋은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행시키기 위한 사람들의 열정과 사명감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세상을 바꾸는 가치있는 일을 가능하게 했다고.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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