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yes24>

[한국강사신문 진가록 기자] 도서출판 클북의 신간 소설 『마녀카페』는 운명의 세 여신이 운영하는 카페이야기다. ‘개성이 넘치는 신들이 많은 그리스 신화에서 운명의 여신들은 기껏해야 노파의 모습으로 불길한 징조나 보일 뿐’이지만, 『마녀카페』에서 그들은 지친 인간들에게 따뜻한 차를 선물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운명의 소쿠리에 아이들의 기운을 담아오는 끌레르, 기운을 모아 옷감을 짜는 라케, 그리고 운명의 기운을 느끼고 교감하면서 옷감을 잘라내는 아트로가 바로 그들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끝이 있기에 더욱 아름다운 인간 세계를 열망하던 세 번째 여신 아트로는 ‘운명을 끝내는’ 자신의 역할에 회의를 느낀다. 어느 날 사라진 그녀는 시간이 흘러도 돌아오지 않는다. 대신 이 카페에 오드아이 고양이 미미가 등장한다. 미미는 운명의 여신들의 눈에는 그저 고양이 ‘미미’로 보일 뿐이지만, 차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에게는 늘씬하고 아름다운 여인 ‘낸시’로 보인다. 그녀의 주 업무는 낮잠을 늘어지게 자는 것이고, 가끔 손님들이 오면 테이블에 뛰어 올라가 그들이 어떤 차를 마시고 싶은지 알아온다.

다른 고양이들처럼 쥐를 잘 잡지도 못하고, 나무타기도 못하는 고양이 미미와 사라진 세 번째 운명의 여신 아트로 사이의 비밀이 밝혀지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소설 속 인물인 고양이 미미와 아트로의 고민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하는 우리네 고민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충분히 이들에게 공감할 수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한편, 마녀카페를 찾는 손님들의 모습을 통해 현실의 만만치 않은 삶을 우직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각자의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운명의 여신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어린왕자』의 장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윌리엄 등 여러 소설 속 인물과 저자를 만날 수 있는 것이 소설 『마녀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소소한 덤이다. 팍팍한 현실에서 나와 잠깐이라도 푸근한 희망을 느끼고 싶다면,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마녀카페』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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