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대출은 안 빌리면 끝이야. 돈 빌리고 안 갚으면 안 되지. 개인적인 빚을 탕감해주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일으켜 돈 빌리고 안 갚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돼.” VS “우리 사회는 미래의 이익을 앞당겨 굴러가는 자본주의 사회야. 개인적인 빚이 전적으로 개인 탓이 아니야. 빚을 지게 만들어놓은 우리 사회의 잘못은 없을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전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은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말로 금융교육을 강조한다. 우리나라도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제대로 된 금융교육을 하지 않는다. 우리 학생들에게 ‘대출’에 대해서 교육을 하지 않는 건만 봐도 그렇다. 실제로 많은 불법 대출업자들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대리입금’이라는 말로 자신들의 대출 사업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우리 청소년들이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불법대출업자들의 먹이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보호자들이 청소년들에게 가장 가르치고 싶은 금융교육은 경제적 자립을 위한 금융지식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대출’은 우리 청소년에게 빼놓을 수 없는 교육이다. 그런데 대출에 대한 현 우리 교육은 학부모님들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 사실상 전부다. 게다가 대출의 부정적인 측면과 개인적인 각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지나치게 많은 빚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본의 다른 모습인 대출을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는 미래의 이익을 앞당겨야 굴러가는 경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집과 같은 값비싼 부동산은 대출 없이 살 수 있는 국가는 없다. 다시 말해 전 세계의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은행에 대출을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출이라고 해서 다 같은 대출이 아니다. 누구에게 어떻게 빌리느냐에 따라 대출의 조건과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그러니까 대출로 인해 고통 받지 않으려면, 대출을 멀리하되 대출에 관한 지식을 갖춰야한다. 사실 대출은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사냥꾼의 사냥 도구처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에 가깝다.

“절대 대출을 하지 마라!”, “절대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지 마라, 친구 잃고 돈을 잃는다.” 또 “절대 빚보증을 서지 마라!” 등의 가장 원시적인 격언만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고자 <대출 안 빌리면 끝일까?: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내인생의책, 2019)>이 출간됐다. 이 책에서 우리는 대출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해 돈을 빌려주는 금융권은 어떻게 나뉘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받기 위해 신용등급을 관리하는 법, 소비를 부추기며 대출을 권하는 금융권의 유혹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도 익히게 될 것이다. 세부내용으로 ‘대출이란 무엇일까?’, ‘대출의 역사와 금융권의 종류’, ‘경제를 뒤흔드는 대출’, ‘대출 권하는 사회’, ‘약탈적 대출’, ‘대출에 대한 상반된 견해’, ‘지혜로운 소비자와 따뜻한 금융’ 등이 있다.

“이처럼 대출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답니다. 누가 무슨 사연으로 돈을 빌릴까요?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는 사람들은 왜 자꾸 늘어날까요? 돈은 어디에서 빌려주나요?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창 던지고 활 쏘는 사냥 기술이 아니라 금융 지식입니다.”(9쪽, 대출은 미래를 당겨쓰는 것이다)

“많은 사람과 기업이 대출 덕분에 위기를 넘기거나 새로운 미래를 꿈꿉니다. 반면에 대출은 올가미가 되어 개인과 가정을 절망에 빠트리기도 합니다. 대출이란 무엇일까요?”(13쪽, 대출이란 무엇일까?)

“신용카드 발급이 마구잡이로 이뤄지자 부작용이 나타났어요. 사람들이 신용카드 이용대금을 연체하기 시작하자, 카드회사는 빚을 받아내기 위해 연체자들을 다그쳤습니다. 어떤 채무자들은... 다른 카드회사에서 대출받아 빚을 갚았어요. 금융권이 높은 이율의 이자로 배를 불리고 빚을 받아 내는 동안 서민들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어요.”(51쪽, 경제를 뒤흔드는 대출)

“카드 리볼빙은 카드 이용대금 중 10퍼센트만 결제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이자를 내는 것이에요... 카드 리볼빙은 더 큰 빚을 불러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목돈을 대출해 주는 카드론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61쪽, 대출 권하는 사회)

“그렇다면 수입이 변변치 않은 사람들이 돈을 빌릴 수밖에 없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 높은 이자를 요구하는 행동은 옳은 걸까요?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사람들은 제2, 제3금융권 아니면 불법 사채업자들에게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야 합니다. 이들은... 대출금을 회수할 때가 되면 채무자를 악착같이 괴롭힙니다. 이렇게 서민들을 괴롭히는 약탈적 대출을 막고 서민들을 보호해야 합니다.”(71쪽, 약탈적 대출)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대출의 덫에 걸려 신음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대출의 덫을 벗어나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출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개인의 탓으로 돌려야 할까요? 정부가 빚을 대신 갚아 주는 것은 잘못인가요? 대출이자만 낮추면 문제가 해결될까요?”(85쪽, 대출에 대한 상반된 견해)

“신용카드, 신용등급, 신용대출 등 금융 용어에는 신용이라는 낱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신용은 경제생활에서 그만큼 중요해졌어요. 우리가 신용을 잘 관리하고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뜻이지요. 그러니까 신용은 평소에 관리해야 합니다.”(103쪽, 지혜로운 소비자와 따뜻한 금융)

저자 위문숙은 건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서양사를 공부했다. 지구촌 곳곳의 좋은 책을 기획하고 번역하며 세상에 대한 관심을 키워 나갔다. 내 아이들이 살아가는 곳을 객관적으로 알리고 싶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저서로는 《아프리카 원조,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해질까?》, 《4차 산업혁명,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 《윤리적 소비, 윤리적 소비와 합리적 소비, 우리의 선택은?》 등이 있고, 번역으로 《지구》 《망고 한 조각》 《빌랄의 거짓말》 《파라노이드 파크》 《이상한 조류학자의 어쿠스틱 여행기》 《랭고》 《상식이 두루두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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