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의 서재] 권재원의 저서 <교육 그 자체>

[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배움의 동기가 꺾인 아이들, 사소한 문제에도 폭발하는 학부모들, 온갖 정책의 실험대가 된 학교 현장, 무의미한 타자가 되어가는 우리 모두. 그러므로 교실에서 가르침과 배움을 거듭 고민하는 교사라면, 그에게 변화와 성장에 대한 실낱같은 열망이 한 가닥이라도 존재한다면, 그는 매일 매 순간 ‘지금 우리에게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결국 교육의 본질과 목적이 바로 ‘교육 그 자체’라는 점을 다시 인식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한다. 플라톤과 공자에서부터 기라성 같은 현대의 석학들까지, 수많은 책더미 속에서 발견해 낸 교육에 관한 빛나는 통찰로 교육이 이제 우리에게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가능성임을 힘주어 이야기한다.

저서 <교육 그 자체 (우리학교, 2020)>은 30년간 교육 현장에서 교육의 본질과 끊임없이 대면해 온 저자의 경이로운 여정인 동시에 혼돈의 세기에 꾸는 ‘교육 그 자체’를 향한 간절한 꿈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교육 그 자체’에 관한 자유로운 사유!” 책의 전반부에서 저자는 무엇보다 ‘교육의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육은 어떤 사람을 무엇이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자신과 세계를 규정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 존재의 선택지를 넓혀가는 과정이 교육의 본질이다. 저자는 왜 사람이 스스로를 세계에 던질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지, 교육이 인간을 어떻게 스스로 서게 하는지, 평생 교육받고 교육하는 것이 어째서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지를 철학적으로 치밀하게 파고들어 설명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바로 이러한 교육의 본질이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당장 맹목적으로 성적과 경쟁에 내몰리는 아이들이 없어지려면 학부모들도, ‘부모됨’을 교육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저자는 ‘배우고 익히는 것’이 왜 삶의 본질이며 행복인지를 서술하며 우리가 정작 놓치고 있는 행복의 조건, 교육의 의미를 되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휴머니티가 교육과 긴밀한 관련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까닭도 이야기한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21세기 들어 급격히 일어나고 있는 사회기술변동 상황과 교육 문제를 연결시켜 논의한다. 이제 삶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 21세기를 지식정보혁명이라 부르는 까닭은 지식과 정보가 교육을 통해 전수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심지어 거래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식과 정보가 삶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지식 정보의 획득과 공유 자체가 삶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지금의 학교가 교육기관의 범위를 넘어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보다 역할과 기능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계급 격차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교육은 다음 세대에게 가능성을 열어 주는 몇 안 남은 공적 제도이기 때문이다.

책의 후반부 또한 중요한 논쟁점으로 채워져 있다. 더이상 시험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학생들의 등장이 말해주는 교육 현장의 단면, 대입제도로 대표되는 선발의 공정성 문제와 사교육 심화, 교육과 정치성 등 우리 사회의 첨예한 갈등 지점으로 논의를 끌어간다.

저자 권재원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 지역 공립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상명대학교 등에서 사회선생님이 되려는 대학생들을 가르쳤다. 곽노현 교육감 시절에는 서울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팀에서 일했으며 현재 실천교육교사모임 고문으로 후배교사들을 돕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별난 사회 선생님의 수상한 미래 수업』 『요즘것들 사전』 『반전이 있는 유럽사』 『반전이 있는 베트남사』 『반전이 있는 동아시아사』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 『클래식과 함께하는 사회 탐구』 『쓸모 있는 인문 수업 사회학』 『10대, 꿈을 이루고 싶다면 생각의 근육을 키워라』 『세상을 바꾼 질문』 『논쟁하는 경제 교과서』 『거짓말로 배우는 10대들의 경제학』 『거짓말로 배우는 10대들의 통계학』 『교과서로 연극하자』(공저) 『수업 중에 연극하자』(공저) 『학교에서 연극하자』(공저) 『민주주의를 만든 생각들 : 고대편』(공저) 『민주주의를 만든 생각들: 근현대편』(공저) 등의 책을 썼다.

교육서로는 『학교가 꿈꾸는 교육, 교육이 숨쉬는 학교』 『안녕하십니까, 학교입니다』 『교사가 말하는 교사 교사가 꿈꾸는 교사』 『그 많은 똑똑한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학교라는 괴물』 『학교에서의 청소년 인권』 『게임중독 벗어나기』 『교사가 바꾸는 교육법』(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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