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책과 사람
"인공지능시대, 왜 우리는 약초치유인가?" 김민철 박사가 전하는 <약초치유>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코로나19 이후(Post-Corona) 세상은 ‘건강 리셋’이 절실하다. 질병의 이해 못지않게, 인류가 축적한 질병 데이터(지식)의 지속적 활용이 필요하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귀양길이나 낙향할 때, 목가구인 약장(藥欌·약재를 넣어 두는 장)과 두둑한 의학서 몇 권을 넣어갔다. 스스로 건강을 돌보기 위해서다. 의술에 조예가 깊은 선비는 유의(儒醫)로 불렸고, 강진으로 유배를 간 다산 정약용도, 낙향한 풍석 서유구도 그랬다. 이제는 조선시대 유의와도 같은 귀농·귀촌이 필요한 때이다.

한국인이면 허준의 《동의보감》을 누구나 알고 있듯,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라도 한두 가지 약초처방은 알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가족의 질병과 연결해 약초처방을 해보려면, 약초는 막연하게 다가온다. 약초의 성질부터 활용까지 익혀야 할 게 너무나 많다. 약초 이름 외우기만으로는 치료로 연결되지 않는다.

인류의 삶은 약과 떼어 놓을 수 없다. 원시 인류조차 알고 있었다는 아편과 모르핀, 헤로인 등 진통제에서부터, 대량생산을 가져온 산업 의약품, 최초의 블록버스터 신약인 아스피린 진통제 등 합성화학, 유전자와 전염병 의약품까지, 인류는 질병에 있어 절망의 순간마다 치료약을 개발해 왔다. 약을 찾는 탐험은 질병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일이다. 인류는 모든 재료를 활용해 약을 만들어 왔다. 특히 식물 재료, 즉 약초는 약의 기원 중 가장 오래됐다. 신석기 시대 미라의 주머니에 들어 있던 자작나무버섯만 봐도 그렇다. 이 버섯은 편충치료제였다.

약초는 약의 원재료다. 약초를 찾아내 질병 처방전으로까지 가는 길은 비명 가득한 호러물 같은 모험기다. 질환의 치료 목적은 우리 몸의 항상성(homeostasis) 되찾기다. 약초도 신약도 이 점은 동일하다. 약초와 신약의 차이점은 제조 기술이다. 약초는 약차나 탕약 등 아날로그 방식, 신약은 합성화학이 가공 단계에서 들어가는 디지털 방식이다. 한약학에는 인류가 오랜 시간 임상경험으로 축적된 치료의 기억 데이터가 오롯이 남아 있다. 하지만 대증치료에 강한 신약에 밀려, 약초는 의료의 공식 처방 매뉴얼로부터 멀어졌다.

그러나 약초는 여전히 우리에게 유의미하다. ‘약초치유’는 질병의 증세가 한두 가지로 딱 떨어지지 않는 경우의 치료에 적합하다. 미세먼지와 감기 등 생활 질병과 만성질환, 난치병 등 신약으로 당장 효과를 보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김민철 박사의 약초치유: 우리집 주치의, 손쉬운 약초처방(헬스레터,2020. 5. 28)》는 숱한 약초 책들과는 달리 치료 사례를 질환별, 진료 과목별로 구분해서 저술했다. 현대의학 시스템에 익숙한 분들에게 친절한 한약학 실용 의학서다.

《김민철 박사의 약초치유》는 집에서 쉽게 약초치유가 가능한 질환들을 골라내 처방전을 재배치했다. 임상치료 결과가 매우 구체적이며, 한의학적 시각과 생리학에 기초한 질병 이해를 서양의학 기법으로 녹여내 이해하기 쉽다. 전체 구성은 호흡계(2장), 면역계(3장), 소화계(4장), 신경계(5장)로 이루어졌다. 한약학 처방전을 일반인들이 쉽게 찾아본 뒤, 집에서 따라서 해볼 수 있도록 했다.

원광대 권동렬 교수(한약학과, 필자 지도교수)는 “한약학과 현대의학의 알고리즘을 결합한 질병 이해와 치료 결과를 경쾌한 언어 구조로 쓴 대중 의학서”라고 평가했다. 현대인들이 익숙한 서양의학의 진료과목별 접근법이 한약학의 대중성을 한 단계 높였다는 것이다. 어려운 의학 용어를 최소화하고 일상의 언어로 처방전을 들려주면서 ‘약초처방의 일상생활화’로 사부자기 다가갔다. 현대인의 만성질환 치료법을 약초처방으로 한 단계 확장한 점이 주목된다.

《푸드닥터》 저자인 한형선 약사는 “질병을 바라보는 참신한 의학적 통찰력으로 약초치료의 임상결과를 에세이같이 편안하게 집필했다.”고 평했다. 서양의학과 한의학, 현대인의 식습관을 모두 고려해 ‘약초’와 연결한 점이 돋보인다고 추천사를 통해 썼다. 어렵고 접근 불가능한 영역으로 이해하는 한약학과 생약학의 범주를 현대의학의 질환별로 재배치한 후, 한약학으로 재구성한 점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김민철 한약사는 “많은 환자들이 처음엔 작은 병이었지만, 대증치료가 반복되면서 큰 병으로 악화되는 경우를 지켜보면서 한약 치료에 집중하게 됐어요. 증상 치료보다 근본적인 치료원리를 이해하면서, 진료의 오류와 환자의 고통을 줄여 나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어릴 때부터 아토피로 고통을 받았던 아이와 원인 불명인 아내 어지럼증이 한약학 공부에 더욱 매진하게 햇다고 밝혔다. 알약을 장기복용하면서 겪는 부작용의 불편한 진실과 알약 먹기를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들에게 차 한 잔을 마시는 풍경으로 약초를 소개했다.

약초처방은 개인 병변과 체질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식습관과 생활습관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가설에 방점(傍點)을 찍고, 우리 몸의 회복탄력성(항상성, homeostasis)에 바탕을 둔 약초치유 이론을 다시 체계화했다. 약초만으로도 만성질환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 몸의 항상성을 ‘약초처방’과 ‘음식습관교정’으로 균형을 잡았다. “질병 치료는 부족한 1~2%를 찾아주는 것과 생활습관과 음식습관, 약초치료로 가능해요.” 필자의 말이다.

1장은 ‘AI 시대(인공지능), 왜 우리는 약초치유인가?’이다. 한약은 약재 이전에 식물이었고, 세상에 약초 아닌 것이 없으며, 약초의 생리적 특성과 효능에 대해 한의학이 축적한 경험과학의 검증된 지식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했다. 현대인의 흔한 질환을 서양의학의 진료과목 중심으로 약초치유를 리셋했다. 먹을 게 부족했던 시절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병명들이 먹방의 반대편의 건강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도 적고 있다.

2장은 ‘약초와 호흡계(이비인후과)’다. 미세먼지로 숨 막히는 세상을 약초로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알레르기성 비염에는 갈근탕가천궁신이탕, 감기에는 삼소음, 기침에는 맥문동탕을 처방한다.

3장은 ‘약초와 면역계(피부과)’다. 장내 미생물의 위험신호로 발생하는 피부면역질환 대처 방법 세계로 안내한다. 가려움으로 잠 못 이루는 고통의 아토피와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지 못하는 자가면역질환, 온 몸에 피어나는 붉은 꽃 건선, 두 가지 피부 색깔의 백반증 치료 방법을 소개한다.

4장 ‘약초와 소화계(내과 가정의학과)’ 편이다. ‘잘 먹고 잘 싸야 건강하다’며, 입안이 자주 헐고 입맛이 써서 식욕이 없을 땐, 소화기 명약 처방인 반하사심탕을 권한다. 습관적으로 자주 체하면 평위산, 식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는 땐 보중익기탕을 권장하는데, 황기와 인삼, 백출, 당귀가 주요 재료다. 황기는 뿌리를 깊이 내리고 인삼과 함께 기운을 돋우는 약초다. 인삼은 최소 4~6년 지력(地力)을 응축해 담아낸 약재다. 백출은 토양의 습기를 모두 빨아들여 저장할 만큼 양분 흡수력이 뛰어난 뿌리약재다. 당귀는 보혈을 대표하는 약재로, 철분과 마그네슘을 함유하고 있다. 만성변비엔 을자탕, 설사에 위령탕을 권했다.

5장의 ‘약초와 신경계’ 편이다. 현대인의 최고 신경질환인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약초들이 손을 든다. 기(氣)와 혈(血)의 상으로 조화롭게 하는 쌍화탕은 앞만 보고 달려온 분들에게, 희로애락의 조화를 찾는 환자들에겐 귀비탕, 불면의 고통을 겪을 때는 청심연자음이 필요하다.

 

한상형 기자  han@lecturernews.com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많이 본 뉴스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