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국희경 칼럼니스트] 시호가 26개월쯤 되었을 때 일이다. 문화 센터 수업이 끝나고 시호와 ‘하늘 공원’에 갔다. 산책하며 한참을 즐겁게 놀다가 “시호야 이제 집에 가자!”라며 시호를 불렀는데, 그때 어떤 여자 분이 “어머, 아이 이름이 시호에요?”라며 내게 물어보셨다. 지금의 영재오 백정미 교육매니저 팀장님이셨다.

그때만 해도 카카오스토리(카스)가 한창 유행했었는데, 나는 시호 사진을 카스에 많이 올려뒀었다. 백 팀장님이 우연히 내 카스를 보게 되면서 시호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우연한 만남이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서 나는 백 팀장님과 카스를 통해 안부를 물으며 서로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어느 날, 백 팀장님이 “육아 전문가가 있는데 만나보시겠어요?”라고 물으셨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컸던 터라 만나보겠다고 답을 드렸고, 얼마 후 백 팀장님이 초대해주신 모임에서 임서영 소장님을 처음 뵙게 되었다.

여러 명의 엄마와 아이들 사이에 예쁜 여자 분이 앉아 계셨는데, 임 소장님이셨다. 나는 시호와 늦게 모임에 참석했기에, 뒤쪽 편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시호가 갑자기 나를 끌고 “엄마, 이리 와봐. 엄마, 이리 와봐. 아빠의 ‘아’지?” 라고 말하며, 글자를 가리켰다. 이 모습을 소장님이 보신 듯했다.

소장님이 엄마들과 대화가 끝나고, 맨 마지막에 들어온 엄마가 누구냐고 물어보셨다. ‘무슨 말씀 하시려는 거지?’ 나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저 아이가 정말 똑똑한 친구예요. 벌써 저 아이는 좌뇌가 열려서 한글 을 가르쳐도 됩니다.”

‘이 어린 나이에 무슨 한글이야?’라는 생각이 들어 대꾸도 않다가 ‘똑똑하다’는 말에 설명을 드렸다.

“시호는 한글도 알고, 숫자도 알고, 알파벳도 알아요.”

“그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합니다.”

‘똑똑하다고 할 때는 언제고, 핀잔을 주시지?’ 순간 무안했다.

잠시 후 소장님이 영재오 교재를 꺼내고 아이들을 모았다. 아이들에게 스티커를 부치게 하면서 테스트를 하시는 것 같았다. 그 모습에 나는 ‘순진한 엄마들 꾀어서 교재 팔러 오셨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소장님에 대해 자세히 몰랐기 때문에 선입견을 가졌던 것 같다. 테스트 후, 소장님이 나에게 “이 아이, 어린이집에 보내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저는 시호를 지금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이 없어요. 어디서 맞고 오면 ‘엄마, 누가 나 때렸어’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보내려고 해요.”

“괜찮아요. 어린이집에 가서도 잘 적응할 거예요.”

아직 어린이집에 보낼 마음이 없었는데, 소장님 말을 듣고 ‘한번 보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 상의하고, 집 근처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다. 며칠 후 어린이집 선생님이 “시호가 어린이집 적응을 너무 잘해요. 처음 온 아이 같지 않아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어느 날, 백 팀장님이 “임 소장님 강의가 있는데, 한번 가지 않을래요?”라며 연락이 왔다. 육아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고 해서 백 팀장님과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강의 도중 소장님이 엄마들에게 질문을 하셨다.

“엄마들 중에 ‘내 아이가 1등을 했으면 좋겠다’는 엄마가 있나요? 손들어 보세요.”

당연히 나는 시호가 1등 하면 좋으니까 손을 들었는데, 다른 엄마들은 눈치만 보고 있었다.

“왜 자기 아이를 1등으로 키울 생각을 안 해요? 당연히 1등으로 키운다고 생각하고 아이를 키워야죠. 왜 자신이 없어요?”

그리고 통글자 플래시카드(총 59장, 사물을 인지하고 한글을 떼는 영재 교육 프로그램)를 설명해주시면서 “이 플래시카드를 26일 동안 아이에게 보여주면 한글을 뗄 수 있어요.”라고 말씀하셨다. ‘정말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다른 엄마들은 ‘플래시카드를 구매할까?’ 궁금했는데, 특강 후 그 플래시카드를 선물로 주셨다. 생각지 못한 선물에 감사했다.

※ 참고자료: (주)임서영 영재교육연구소 교육매니저의 『11명 영재맘의 육아 스토리: 행복한 영재를 키운(한국강사신문, 2020.05.29.)』

국희경 칼럼니스트는 영재오 ‘주말캠프’, ‘집중트레이닝반(단기간 내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 8년 전, 육아전문가인 임서영 소장의 강의를 처음 듣고 교육매니저 스타트 멤버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자신의 아이를 키우며 생긴 힘든 고민거리를 해결하게 되었고, 지금은 그 육아 노하우를 많은 육아 맘들과 소통하며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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