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첫눈에 반한 물건에 대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도 소유했을 때 기뻐할 나를 떠올리고, 구매해서 후회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내 마음의 복잡한 회로를 지나 전기가 짜르르 통하는 과정을 거치는 온전한 나의 물건. 저서 <반려 물건(지콜론북, 2020)>은 나만의 사랑스러운 물건을 끌어안고 사는 일상과 물건을 소중히 대하는 마음, 물건을 갖기까지의 고민을 진지하게 담은 책이다.

‘애장품’, ‘수집품’처럼 물건을 좋아하고 아끼며 기대감을 품게 하는 단어들은 많다. 이 책에서는 더 친밀하고 사적인 느낌을 담아 ‘반려 물건’이라고 칭한다. 반려라는 것은 단순히 소유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세심한 시선으로 대상을 관찰하고, 끝까지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며, 고장나고 낡더라도 고치고 또 고쳐서 내 손때를 묻혀 나가는 일이다.

“물건과의 썸만 30년”이라는 저자는 매일 갖고 싶은 물건을 생각하고, 버리거나 바꾸어야 하는 물건들을 놓지 못해 끌어안고 산다. 충동적으로 사거나 잘못 사서 실패하거나 끊임없이 자극되는 물욕과 맞서 싸울 때도 있지만, 한번 자신의 공간에 들여오면 무한한 애정을 쏟고, 물건의 제자리와 다양한 쓰임새를 찾아주며 몇 년, 몇십 년까지도 함께하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물건을 돌보는 행위는 삶의 흐름과 닮았다. 결국 ‘물건’이란 존재는 삶에 대해 애착을 갖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이 책에서 전하고 있다.

책 속에는 “늘 합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성실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면서도 마음속에는 정반대의 인격을 함께 가지고 살아간다. 물건에 집착하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 여겨질 때도 있지만 한편으론 안심이 된다. 물건을 보고 만지고 생각하면서 너무 쉽게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또한 “좋아한다고 꼭 가질 필요는 없다. 비슷한 물건은 언제라도 비슷한 가게에서 찾을 수 있다. 가게를 떠나면 그곳을 잊는 것처럼 잊혀질 물건들이 대부분이고, 잊지 못하는 물건이라면 언제라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빨리 변하지 않는다. 인연이 있다면 만날 것이다.”라고 한다.

저자 모호연은 방송국 시사 프로그램 작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꾸준히 프리랜서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무엇이든 분해해서 속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지만, 동거하는 물건들에게는 지극히 다정하고 조심스러운 반려자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와 함께 일상적인 예술 창작을 위한 ‘SOSA PROJECT’를 결성하여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며 데일리 구독 매거진 『일간 매일 마감』의 주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연재작으로는 「버리지 못했습니다」, 「가정 생존자」, 「111 공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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