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야생의 동물 가운데 가장 먼저 가축이 되어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살아온 개! 인간은 개에게 여느 동물과는 다른 특별한 애정과 교감을 느낀다. 그런 개들이 인간에 의해 버려졌고, 다시 붙잡혀 죽음을 맞고 있다.

오래전부터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싶었던 저자는 들개가 떼를 지어 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한다는 기사를 접한 뒤 북한산을 중심으로 다니면서 들개를 찾아 나섰다. 기사에서처럼 정말 들개는 위험한 동물일까? 들개는 우리와 함께 살 수 없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며, 인류의 오랜 벗인 생명체에 대한 참회와 함께 그들과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한 기록이다.

우리나라에서 주인 없는 개는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측은해하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거부감을 느낀다. 혹시 벌어질지 모를 사고와 쓰레기를 뒤지거나 배설 때문에 생기는 불결함, 질병에 대한 우려 등으로 사람들은 특정한 주인이 없는 개는 어떤 식으로든 사라져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들개는 최근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항상 존재해왔다. 편리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포획해 사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반려견을 키우는 한 유기견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그 가운데 일부는 들개가 될 것이다.

저서 <들개를 위한 변론(지성사, 2020)>에서 한 해 10만 마리가 넘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기견 중에 들개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리 사회가 개에게 너무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개를 마치 기호품처럼 너무 쉽게 키우고 쉽게 버리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유기견 문제를 막으려면 쉽게 키우고 쉽게 버리는 행위를 제재하는 제도가 시행되어야 하며, 독일에서 시행되는 제도들을 우리 사회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절대 버리지 않겠다는 결심이 섰을 때만 개를 키워야 하며, 그 결심에는 개와 관련된 사회적인 비용(세금과 보호금)을 부담한다는 마음가짐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상세하게 기록하면서 좀 더 정확하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개에 관한 연구 도서는 물론, 여러 자료를 꼼꼼하게 분석하여 관찰 결과에 접목했다.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에서 출발한 들개 관찰이었지만, 저자는 지구별에서 가장 행복했던 동네개들을 만나 그들과 친해져 이런저런 관찰을 할 수 있었던 순간과 북한산 자락에서 들개를 만난 순간들 모두 보석 같은 시간이었노라 고백한다. 이 책이 그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들개들이 생명체로서 존중받기를 바라는 첫출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자 우재욱은 동물과 식물을 천성적으로 좋아했다. 이후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원에서 환경과 생태에 관한 공부를 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연구 활동은 수목장을 중심으로 했지만, 자연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에서 야생동물 관찰을 깊이 하고 싶었다.

그 첫 대상으로 들개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사람을 보면 도망치는 보통의 야생동물과 달리 들개는 관찰이 가능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들개가 무리 지어 다니며 사람을 위협한다는 기사를 보고 좀 위험하긴 해도 어쨌든 가까이 오기에 관찰이 가능하리라 기대했다. 들개를 만나기 위해 북한산과 주변 마을을 찾아다니고 유기동물보호소를 들르면서 다양한 관찰을 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정리하여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수목장ㆍ자연장, 숲이 되는 묘지』가 있고, 논문으로는 「수목장의 동기와 수목장지 선호조건에 대한 요인분석」, 「수목장지 님비현상의 해결 사례에 대한 분석」 등 여러 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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