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신문사 기자에서 인터넷 포털의 대외협력 책임자,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까지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소통을 혁신해온 ‘소통 전문가’ 저자 정혜승은 기업·언론·정부 모두 이제는 일방적인 홍보가 아닌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에 따라 소통이 어떻게 달라져왔으며,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소통의 핵심은 무엇인지 풍부한 현장 경험과 날카로운 혜안으로 짚는다.

2017년 카카오 부사장 자리를 떠나 뉴미디어비서관으로 청와대에 합류한 저자의 경력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국민청원은 때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정부의 소통 방식과 시민들의 참여 감각을 확연히 바꿔놓았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 책에는 국민청원 제도를 만든 과정, 참고한 해외 사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설계 과정 등은 물론 시행 착오와 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국민청원 외에도 저자가 청와대에 재직하는 동안 이끈 다양한 소통 시도와 관련된 에피소드 역시 흥미롭다. 와이파이도 없는 ‘디지털의 섬’ 청와대에서 소셜 라이브를 하고 브이로그를 만드는 등 ‘할 수 있는 건 뭐든’ 시도하며 고군분투한 기록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어떤 조직이든 언론·대외홍보·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뼛속깊이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다. 뉴미디어 시대 정부의 직접 소통, 타국 정부들의 뉴미디어 활용법, 소셜미디어 시대의 외교 변화 등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사례와 에피소드는 매체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소통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시사점을 남긴다.

저서 <홍보가 아니라 소통입니다(창비, 2020)>에는 미디어 분야에 종사하면서 매체 환경의 변화를 온몸으로 겪어온 저자의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스 편집 중립성, 실시간 검색어, 포털의 미디어·공론장 역할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포털의 인터넷 정책 책임자로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뛴 실무자의 내공이 느껴지고, 국내외의 떠오르는 뉴미디어·스타트업 동향을 통해 미디어 생태계를 면밀히 분석하는 대목에서는 뉴미디어 전문가로서의 식견이 돋보이며, 청와대 국민청원·소셜미디어 소통 등 미디어 변화를 새로운 서비스에 녹여내는 기획을 집행한 과정에서는 민주주의와 공론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느껴진다.

저자 정혜승은 문화일보에서 기자로 일하는 법을 배우고, 다음에서 포털의 인터넷 정책과 GR(대외협력)을 담당하며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를 두루 경험했다. 카카오에서는 소셜임팩트, 홍보로 경험을 넓히며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7년 뉴미디어비서관으로 청와대에 합류, 디지털소통센터를 이끌며 국민청원 등 새로운 소통을 모색했다. 2019년 여름 청와대를 떠난 뒤 메디치포럼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인터뷰집 『힘의 역전』을 냈다. ‘마냐’라는 이름으로 2000년부터 서평 블로그를 운영했고, 트레바리 독서 모임도 꾸준히 하고 있다.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재학 시절의 공부는 이후 써먹지 못했으나 인문학 소양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믿는다. 연세대 정보통신·미디어산업/정책 과정 석사, 기술정책협동과정 박사 과정을 수료하며 가방끈을 늘였으나 평생 꿈은 책을 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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