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에서 함께 배우고 깨우치는 세상으로

[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우리 삶은 교육을 통해 어떻게 성장할까? 우리가 무엇인가를 배우는 행위를 표현할 때나 그 과정을 거쳐 획득한 그‘ 무엇’을 일컬을 때 ‘앎’이라는 표현을 쓴다. 어떤 경우든 앎은 그 앎의 행위에 참여하는 사람의 삶과 연결되어야 교육적 의미를 지니며, 그 사람의 삶의 성장을 통해 앎은 자기 존재 이유를 실현한다.

우리 삶을 흔히 대나무의 마디에 비유하기도 하고, 나침판 바늘의 진동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미끈한 대나무 줄기가 자라려면 울퉁불퉁한 마디를 만드는 시간을 견뎌야 하고, 나침판의 바늘은 자기를 진동시키는 수고로움을 거친 후에 북쪽을 가리킨다. 바늘의 떨림 없이 나침판은 제 기능을 할 수 없으며, 마디가 생기지 않으면 대나무가 자라날 수 없듯이 사람도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깨짐-깨우침’을 겪으며 성장한다. 그것은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 모두에게 절실하다.

흔히 교사는 그 과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배운 것이 삶을 성장시키는 가치이자 목표가 되어야 하고, 그때 비로소 가르침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르치는 존재가 배우는 존재에게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동등한 존재로서 상대의 존재에게 다가가는 길이 교육이라고 이 책은 강조한다. 이를 통해 사람이 사람다워지고, 올바른 사람으로 설 수 있으며, 다음 사람과 더불어 나아갈 때 교육은 참된 의미를 지닌다.

교육이 바로 서려면 가르치는 대로, 말한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저서 <교육: 존재가 존재에 이르는 길(이다북스, 2020)>은 사람, 삶, 교육을 주제로 참다운 존재로 나아가는 길을 찾는다. 베우는 사람은 교사나 부모, 세상 사람들이 보여주는 삶 이상으로 사는 것이 쉽지 않다. 보여준 적이 없으니 배울 기회도 없다. 배우는 사람이 겪는 그 자체이며, 매일매일 경험하는 ‘현실’ 그 자체인 교사와 부모, 주변 사람들의 삶이 배우는 사람삶의 성장 가능성을 그만큼 크게 만든다.

지금 우리 각자가 내딛는 한 걸음이 스스로 배우고 가르치는 길이 되며,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향이 된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삶에 허용하는 한 뼘만큼의 성장이 다음 세대에게는 그만큼 넓어진 세상이 된다. 그러므로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스스로 고민하는 한편,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지금, 이 순간’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사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참된 교육의 시선이자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존재가 존재에 이르는 길은 결코 한 방향이 아니라 서로가 배우고 가르치는 양방향이어야 한다. 이 책은 교육으로 사람이란 무엇이며 사람다운 사람으로 나아가는 길을 살펴본다.

저자 고병헌은 성공회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고려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아메리칸대학교에서 일반교육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동 대학교에서 교육행정 전공 박사과정을 1년간 수학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와 런던대학교 교육전문대학원에서 각각 1년간 시민교육으로서의 평화교육을 연구했고, 고려대학교에서 평화교육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은 책으로는 <평화교육사상>과 함께 쓴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 <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 <덴마크 자유교육>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행복을 배우는 덴마크 학교이야기> <덴마크 자유교육의 선구자 크리스튼 콜> <간디, 나의 교육철학> 외에 <희망의 인문학>을 함께 옮겼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