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우리는 열광하는가

[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엄격한 규칙 아래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개인의 능력만으로 겨룬다는 스포츠의 이미지는 스포츠가 공정하고 순수하다고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스포츠의 형성 과정만 보더라도 스포츠는 사회 집단 간의 차별, 갈등, 타협의 산물이며 정치적, 경제적 요소 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즉, 다양한 사회적 변수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복합체'이다.

저서 <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책세상, 2020)>은 '스포츠는 순수하다'는 통념을 허무는 책이다. 스포츠가 현대의 가장 중요한 문화 산업으로 떠오른 것도 사회화의 도구로 이용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스포츠는 흔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3S산업(SCREEN, SEX, SPORTS)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저자는 현대인의 내면 깊숙이 침투해 있는 스포츠의 이데올로기를 자발성과 즐거움에 감춰진 통제와 강제의 측면 등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독특한 사회적 의미망으로 형성된 스포츠의 이면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스포츠를 문화적으로 분석하고자 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도 알려주고 있다.

책 속에는 “스포츠는 청소년기 학생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적절한 방향으로 이끌어 학생들의 방종을 막는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사춘기 남학생들의 방종을 통제하는 데 스포츠의 역할이 컸다. 그리고 스포츠의 이런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 퍼블릭 스쿨의 교장들은 의도적으로 스포츠의 남성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훗날 현대 스포츠의 요람으로 발전한 퍼블릭 스쿨에서 스포츠는 통제를 목적으로 도입되었다는 것이다.”라고 한다.

저자 정준영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대중음악의 사회학적 일연구>로 석사학위를, <조선후기 신분변동과 청자존대법 체계의 변화>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0년대 사회 변혁기를 대학에서 보내며 문화가 사회의 변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에 자연스럽게 관심 갖게 되었다. 결국 문화는 사회 변화를 안정화시키는 요소이자 새로운 변화의 싹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또 문화가 그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광범위한 대중들에게 하나의 문화 형태를 널리 확산시킬 수 있는 대중 매체가 관건이 되리라 판단했다. 1990년대를 거치며 문화 형태에 대한 실제 비평을 통해 그 변화의 구체적 양상들을 점검해보고자 노력했다.

현재는 스포츠의 여러 측면들 중 특정 스포츠가 특정한 사회 집단들과 친화력을 갖게 되는 기제와 그 과정에서 대중 매체가 수행하는 역할 등을 밝히는 데 힘쓰고 있다. 저서로 《만화 보기와 만화 읽기》, 《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 역서로 《사이버 에로스: 탈산업시대의 육체와 욕망》, 《스포츠, 그 열광의 사회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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