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누구나 쓰고 싶은 글이 있다!” 각종 지면과 SNS에는 많은 글이 넘친다. 문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시대다. 누구나 작가가 되고 저자가 되는 시대다. 세상을 향해 또는 누군가를 향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쓴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나도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선뜻 써지지 않는다. 글은 잘 쓰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니까. 글은 말을 문자로 표현하는 도구일 뿐인데, 우리는 글쓰기를 두려워하고 어려워한다. 타고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며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펼칠 용기를 내지 못한다.내 일상을, 내 이야기를, 내 지식과 경험을 글로 쓰고 싶은데 말이다. 타고나지 않은 글재주를 탓하면서 머뭇거리지 말자.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군가 들어주었으면 하는 말이 있다면 일단 써보자. 어떻게?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많은 작가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글쓰기 비결은 무엇일까? ‘당장 쓰는 것’이고 ‘꾸준히 쓰는 것’이다. 뛰어난 문학작품을 펴낸 작가들도 글은 엉덩이로 쓴다거나 글 실력은 앉아 있는 시간에 비례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적인 작가 헤밍웨이도 자신의 창작 활동 비결을 “여하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책상에 앉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타고난 재능이나 오랜 시간 습작의 시간을 거쳐야 하는 소설과 시 같은 문학작품을 쓰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이나 지식과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글쓰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 저자는 단 한 명의 구체적인 독자를 정해보라고 권한다. 그 사람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듯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권한다.

글쓰기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문법과 맞춤법 등의 기본기를 갖추지 않은 글은 독자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조금 더 많은 사람이 읽어주길 바라고, 제대로 된 글쓰기를 하고 싶다면 기본기 정도는 공부할 것을 권한다. 글을 잘 쓰려면? 누군가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할 수 있게 쓰려면? 글쓰기에 관한 책은 많지만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 자신에게 필요한,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에 도움이 되는 책을 몇 권 찾아서 정독하고, 실제 글쓰기에 적용해보는 방법이 좋다.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경험을 잘 쓰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실 확인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사실 확인 없이 인용한다면 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뿐 아니라 글을 쓴 사람에 대한 믿음 역시 추락하기 때문이다. 쓰고 싶은 글이 있다면 수시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남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훈련도 해두면 좋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주체할 수 없을 때는 나만의 데드라인을 정하고 글쓰기를 시작하는 방법도 시도해볼 만하다.

저자가 저서 <오늘부터 쓰면 된다(끌리는책, 2020)>에서 강조하는 말 중 하나는 독자가 읽기 쉽게 쓰라는 것이다. 중2 정도를 독자로 가정해서 어려운 용어는 풀어 써주고, 되도록 짧은 문장으로, 비문이 아닌 바른 문장으로 쓸 것을 당부한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읽는 사람이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묘사해주면 좋다. 이해 못하는 내용 때문에 읽기가 중단되지 않도록 배려하라는 이야기다. 한 꼭지에는 한 가지 주제만을 일관성 있게 펼치면서 하나의 목소리로 써내려가야 한다.

글에도 품격이 있어야 한다. 유려한 묘사가 글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한 문장들이 모여 글 전체의 품격을 높인다. 말하기처럼 글을 쓰다 보면 앞뒤가 안 맞거나 주어와 술어가 헷갈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길게 쓰는 문장일수록 그렇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짧고 간결한 문장은 읽는 사람에게 혼란을 주지 않으면서 잘 읽히는 문장이 된다. 또한 상식적인 맞춤법 정도는 익히고, 지명이나 인명 표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문장을 연결하기 위해 쓰는 접속사는 너무 자주 쓰면 군더더기만 가득한 글로 바뀌고 만다. 접속사 없이 글을 써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저자 유인창은 글을 읽고 신문을 만드는 편집기자로 오랫동안 일했다. 글을 보면 습관처럼 메시지가 무엇인지 어떻게 전달하려는지 살핀다. 남의 글만 읽다가 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틈틈이 몇 권의 책을 냈다. 쓰고 읽는 것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에 누구에게나 글쓰기를 권한다. 작은 커뮤니티에서 책 쓰고 글 쓰는 모임을 꾸리기도 했다. 문화일보 편집부에서 지금도 읽고 쓰는 일을 한다. 지은 책으로 《마흔 살의 책읽기》, 《꿈을 꾸지는 않지만 절망하지도 않아》, 《명상록을 읽는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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