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저자는 중국사 전문가다. 그중에서 사마천과 그의 저서 <사기(史記>를 30년 넘게 공부해오고 있다. 저자는 활자에만 의지하지 않고 현지답사를 병행하며 역사 인식과 역사 감성을 같이 키우는 일, 다시 말해 역사에 대한 오감을 향상시키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지답사를 150차례 이상 다녀온 이유다.

정자산이란 사람이 있다. 공자보다 약 30년 선배다. 40년 정치인생에 20년간 재상 자리에 있었다. 약소국 정나라가 이 사람의 정치력 때문에 전쟁 한 번 없이 나라를 잘 지켜냈다. 그런데 기록에는 이런 사람이 죽자 자식들이 장례치를 돈이 없어 광주리에 시신을 담아 야산에 묻었다고 한다.

저자는 처음에는 이것을 말의 성찬으로 치부했다.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일국의 재상을 지낸 사람을 그런 식으로 장례를 치른다? 이해가 안 되었다. 그러다 불현듯 이게 아니지 싶어 기록을 다시 찾아보고 현지인들에게 물어물어 그의 무덤을 찾아냈다. 무덤은 야산 꼭대기에 있었다. 무덤의 진위 여부를 떠나 정자산의 삶을 들여다본 사람 입장에서 이런 의심을 한 것 자체가 부끄러웠다.

이후 저자는 강의, 강연, 저술을 통해 정자산의 삶, 업적, 인품을 알리는 일에 열중했고 그 과정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에 주목하게 되었다. 저자가 정자산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문제의식이 좀 더 커지게 된 것은 첫째, 부와 권력을 오용, 남용, 악용하는 우리의 일부 사회지도층이 자주 언론에 떠올라서이고 두번째는 <사기> 130권 전체에 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관통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나서였다.

그래서 사회적 주제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우리의 보수주의자 또는 그 추종자들에게 저서 <사마천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아이필드, 2020)>을 통해 보수의 사례를 제시해주고 싶었다.

저자 김영수는 <사기> 연구가이자 중국고전학자.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섬서성 한성시 사마천학회 정식 회원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고대 한중 관계사를 주제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30년 동안 중국 전역의 역사 현장을 두루 답사했으며 지금도 그 일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2007년 가을, 교육방송(EBS)에서 32회에 걸쳐 특별기획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를 강연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그 후 줄곧 대기업과 벤처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사기>를 조직과 경영에 접목해 탐구하는 ‘응용역사학’을 강의하고 있다.

2007년부터 사마천장학회를 설립해 사마천의 후손들을 도와왔으며, 같은 해에 사마천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서촌마을의 명예촌민이 되었다. 2013년, 사마천의 제사가 국가단위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승격한 후 비중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CCTV, 섬서성의 陝西TV, 호북성의 湖北TV와 인터뷰했을 만큼 중국에서도 <사기> 전문가로 인정을 받는다.

펴낸 책으로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 <역사의 등불 사마천, 피로 쓴 사기>, <사마천과의 대화>, <사기의 리더십>, <사기의 경영학> 외 다수가 있으며, <사기>의 〈본기〉(1·2권) 및 〈세가〉(1·2권)까지 번역을 마쳤다. 이 번역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또 <고대 중국 야철기술 발전사>로 과학기술처장관상(번역 부분)을,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로 吉春史學(중국섬서문학창작연구회 주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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